
그러나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등 증권업계는 그동안 발표해왔던 월간 단위 실적을 앞으로는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업종의 특성상 월간 실적이 현재의 기업 현황을 완벽히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시장 상황에 따른 변화가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 뚜렷한 실적 개선 =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눈에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 599억9100만원, 당기순이익 478억5400만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보다 193.61%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무려 422.37% 급증했다.
이날 미래에셋증권 이기동 홍보실장은 “전분기 대비 시장상황의 호조로 자산관리(WM), 브로커리지, IB 등 전 부문이 고른 성장을 보여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대우증권도 국내 증시 상황 개선 속에서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대우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554억원과 109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는 각각 10 1.7%와 57.7%의 증가율이다.
이번 실적 규모는 지난 2007년 추세적 상승 국면에서의 분기 실적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향후 실적 호전 여부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게 하고 있다.
수익기준 시장점유율의 증가에 따라 수탁수수료 비중이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한화증권 정보승 연구원은 대우증권의 1분기 실적 개선에 대해 “이번 실적 개선은 1500억원 규모의 위탁매매수익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으며, IB부문을 비롯한 전영업부문의 실적이 고르게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수익의 지속가능성은 거래대금과 금리에 달려 있어 1분기 위탁 매매 실적개선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위탁매매를 핵심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채권 영업활동을 활발하게 벌여 채권보유 규모가 커졌으며, 이에 따른 금리에 대한 수익 민감도가 높아진 점도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수익성 제고에 디딤돌이 될 것이란 분석도 덧붙였다.
실제로 대우증권은 1분기 기준 채권 보유 규모가 6조7000억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IBK투자증권 박진형 연구원도 “7월 중순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원에서 10조원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이익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브로커리지와 ELS 관련 수수료 증가도 예상돼 2분기 실적 전망은 밝다”고 밝혔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혜로 돋보인 키움증권 또한 밝은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87.9%, 140% 급증한 358억원, 27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주식수탁 시장점유율이 전년 동기대비 4.5%포인트 상승한 13.8%로서 확고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분기말 고객예탁금이 사상 최대인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 및 전분기 말 대비 각각 61.4%, 32.2% 증가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20~40대 젊은층의 투자자들이 전체 고객의 85%를 차지하고 있어 시장점유율은 보다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최근의 주가를 보면 다른 증권주에 비해 저평가 된 상황으로 향후 안정성과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과 종합증권사로의 도약 등이 앞으로 온라인 브로커리지 부문을 탈피해 보다 탄력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예상이다.
◇지급결제서비스 등 호재 = 한때 일평균 8조원을 웃돌았던 증시 거래대금이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가 심화되면서 4조원대로 급락했었지만 올들어 3~4월 및 지난달 상승장을 통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월별 거래대금은 올 1월말 88조1033억원으로 부진했지만 4월에는 170조340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가 이후 감소세를 보여 6월 119조8158억원으로 떨어졌지만, 지난달에는 128조1564억원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지난 4월과 같은 폭발적인 장세가 나올 가능성이 많지 않겠지만 6월을 기점으로 예탁금과 거래대금 증가, 지급결제 시행에 따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탁고 증가 등으로 월별 실적은 바닥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지급결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급격한 자금 유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잔액이 40조원을 돌파하고 계좌 수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도 증권업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 기대감과 실적 개선 등으로 유동성 회수 등 급격한 출구전략이 논의되지 않는 한 증권업계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