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에 이어 외환은행까지 불참키로 하는 등 은행들 배드뱅크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민간 배드뱅크에 불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6월 초 은행연합회로부터 민간 배드뱅크 출자 참여를 요청받고 검토했지만 결국 불참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지난 6월 은행연합회의 참여요청으로 배드뱅크 참여여부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했지만 부실채권(NPL) 규모나 제반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불참결정은 대주주인 론스타 등 주주들의 반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배드뱅크는 5년 동안 운영된 뒤 청산하고 이때 이익을 출자 은행에 배당하는 구조인만큼 도중에 외환은행이 매각되면 평가이익 산정 등이 어려워 출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설립시기와 은행들의 출자비율 등을 다시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는 외환은행의 참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참여를 확정한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농협, 기업은행 등 6개 은행으로 지난달 말 1조5000억원의 규모로 은행별 출자비율을 각각 약 14%씩 정해놓았지만 외환은행의 불참이 결정되면서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은행 출자 비율이 15%를 넘어서면 민간 배드뱅크가 자회사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민간 배드뱅크가 비연결 자회사로 분류되면 회계상 비연결 자회사인 민간 배드뱅크 출자분 만큼 은행의 자기자본이 차감돼 자기자본비율(BIS)이 하락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번 외환은행이 불참키로 함에 따라 오는 9월 출범을 목표로 민간 배드뱅크 설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드뱅크 자회사를 두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의 출자비율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대안책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또 지난 달까지 배드뱅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했지만 양해각서도 아직 맺지 않고 있어 일정지연이 불가피하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우선 6개 은행들의 출자만으로 민간 배드뱅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우선 참여하기로 한 은행들을 중심으로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며 “아직까지 출자비율이나 출범 시기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