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은행들이 9~10등급 최저 저신용자들을 제외시키는가 하면 까다로운 조건에 대출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 14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저신용자대출 상품 실적은 6월말 현재까지 총 3776억3700만원으로 이들 은행들의 판매한도 1조6300억원에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우리, 하나, 농협, 기업 등 5개 은행은 총 1조3000억원 한도로 저신용자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까다로운 조건에 판매실적은 현재 2253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업은행은 7월 중으로 (가칭)섬김대출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8월 출시한 IBK근로자 생활안정자금 대출 상품의 한도를 더 늘려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올 5월 대출한도를 6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지만 현재까지 535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방은행들의 저신용자대출 상품실적은 시중은행들보다 더 못미치는 수준이다. 전북은행을 제외한 부산, 광주, 경남, 대구, 제주은행 등의 실적은 95억8900만원으로 1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지난 2007년에 출시한 전북은행의 서브크레딧론이 현재까지 1321억원을 판매하며 14개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초부터 은행들의 상품출시로 저신용자들에게 대출숨통을 틔여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적이 지지부진한만큼 저신용자들을 위한 본래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통상적인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건강보험료나 국민연금 등을 정상납부하는 채무상환 능력이 있는 고객들을 선별해 대출해 주기 때문에 소득증빙이 불가능한 저신용자들에게는 은행 문턱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9~10등급 최저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에게는 대출이 불가능하다”며 “저신용자들을 위한 상품이긴 하지만 은행들도 큰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대출을 해주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최저 신용듭급자들은 이미 연체를 지금은 하고 있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라며 “전에는 고객 신용도만 가지고 대출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채무상환능력까지 확인하고 대출해주기 때문에 저신용자들이 대출 받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은행들도 아무리 저신용자들을 위한 상품이라고 해서 상환능력도 없고 연체 가능성이 크다고판단되는 고객들에게 무조건 대출해주는 것은 은행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은행별 저신용자대출 실적 〉
(단위 : 억원)
(자료 : 6월말 기준, 각 은행)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