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와 제일화재의 합병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롯데손보가 그룹차원의 지원을 받으며 공격적 마케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5일 보험업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에게 롯데손보에 모든 역량을 모아 최대한 지원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는 물론 마트, 백화점, 호텔 등 그룹내 모든 계열사들과 연계한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먼저 유통업체인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과 연계한 일명 마트슈랑스가 재추진돼 본격 가동됐다. 마트와 백화점내에 보험창구를 설치해 상담과 판매를 실시하는 마트슈랑스는 지난해 5월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아 좀 더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지연됐었다.
여기에 부산 및 경남 지역에서의 롯데의 우호적인 이미지를 살려 롯데자이언트 야구팀과 사직구장 광고 등 지역마케팅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역마케팅과 마트슈랑스가 접목됐을 시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롯데손보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롯데카드와 연계한 새로운 보험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법인영업에서도 롯데 계열사들의 물건을 모두 롯데손보에 몰아주고 있어 일반보험시장에서 롯데손보의 점유율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모아 지원해주는 만큼 좋은 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그룹이 롯데손보 키우기에 집중하는 것은 롯데손보를 통해 롯데그룹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권의 장악을 위해서다. 애초 롯데그룹은 유통, 식품, 호텔업 등 다방면에서 높은 인지도와 시장점유를 이어오고 있었지만 금융업에서는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때문에 롯데그룹은 금융권 진출을 위해 당시 업계 하위권이던 ‘대한화재’를 인수했다.
업계는 롯데가 향후 손보사에 지급결제업무가 허용되면 마트, 백화점 등의 유통업과 맞물려 단순 은행업무를 보려는 소비자들까지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미리 기반을 다져놓기 위한 전초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중소사들 중 최고 자리까지 올라설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제일화재가 한화그룹으로 편입되면서 한화손보와 제일화재가 통합되면 중소사 중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구조조정, 경영권 결정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통합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제일화재와 한화손보는 영업전략 수립 역시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시너지효과는 고사하고 각 회사별로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수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순위변동은 드문 일이지만 한화손보와 제일화재의 통합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롯데손보가 그룹사들을 등에 업고 공격적 영업에 나설 경우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며 “현재 5위인 메리츠화재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고운 기자 sgw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