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손보 교차모집이 시행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보험사 및 설계사들의 편법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비교적 판매가 쉬운 손보상품을 판매하게 된 생보설계사들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말 교차모집 시행 시 금융당국은 교차판매의 결정권을 설계사에게 두도록 하고 한명의 설계사가 자신이 선택한 하나의 회사와 계약을 맺고 그 회사 상품만을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즉 A생명의 전속설계사가 B화재를 선택한 후 관련시험과 교육을 마치면 손보상품 중에서는 B화재의 상품만을 판매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실제 영업현장에서는 같은 지점 내 설계사들이 공조해 설계사마다 다른 손보사를 선택한 후 한명의 설계사가 다수의 회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처럼 영업하고 있다.
B화재와 계약한 설계사가 D화재 상품에 가입하길 원하는 고객의 가입서를 받아오면 D화재 담당설계사를 통해 가입을 완료하고, 계약으로 인한 수수료를 D화재 담당설계사에게 일정부분 나눠주는 방식이다.
한 생보설계사는 “설계사마다 다른 손보사와 계약해 큰 지점의 경우 모든 손보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점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특별히 제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편법영업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고아계약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 계약 성사에만 급급해 자신이 계약한 보험사가 아닌 타 회사 상품도 취급할 수 있는 것처럼 설명했지만, 가입이 완료되고 나면 계약관리의 주체가 모호해지는 것이다.
가입서를 받아온 설계사는 타 회사 계약을 관리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고, 수수료를 받고 자신의 계약으로 등록한 설계사 역시 자신이 직접 만난 고객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설계사의 설명대로 원하는 상품을 골라 가입했다고 믿는 일반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실손의보 상품의 가입이 급증하면서 고객의 초기 접촉 및 실적을 위해 이 같은 편법영업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점차원에서도 자사영업에 특별한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제재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고운 기자 sgw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