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의 은행들에 대한 1분기 적자 실현 예상이 일단 빗나가면서 지난해 말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흔들렸던 국내 금융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수입원인 이자마진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진입해 수익성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 대부분 흑자, 실적 ‘선방’
10일 은행권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은 1분기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은 올 1분기 15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지난해 4분기 318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KB금융지주 주식 매각손과 보수적인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신한은행도 737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분기보다 79% 감소하며 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이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의 급락으로 대출자산의 운용수익률 감소와 건설과 조선 등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주원닫기

우리은행 역시 167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충당금을 1조원 넘게 쌓으면서 6911억원이나 적자를 냈지만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출자전환 주식을 매각하면서 1600억원의 특별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30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태산LCD관련 충당금이 1936억원 적립됐고 메릴린치 투자관련 주식 처분손 705억원, 명예퇴직금 689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일회성 요인과 보수적인 충당금이 제외되면 본격적인 회복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수익성 악화 ‘빛좋은 개살구’
은행들이 1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수익성 핵심 지표인 NIM은 뒷걸음질치면서 사상 처음으로 1% 대로 떨어졌다. 이는 대출금리가 CD금리에 연동된 탓에 저금리 기조에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NIM은 2.7%로 전 분기 대비 0.33% 포인트 하락했고 신한은행도 2.13%에서 1.66%으로 내려앉았다.
우리은행도 2.30%에서 1.91%로 떨어졌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말 2.27%에서 1.60%로 하락했다. 또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은행들의 건전성도 나빠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크게 오르면서 국민은행의 연체율은 지난 3월말 기준 1.05%로 지난해 말에 비해 0.4% 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41%로 지난해 말보다 0.15% 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분기 1%에서 1.51%로 높아졌고 우리은행도 1.19%에서 1.69%로 늘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도 나빠졌다. 지난 4분기 11.92%에 달했던 ROE는 국민은행이 6%로 떨어졌고 우리은행 5.57%, 신한은행 2.5%를 기록했다.
ROA도 국민은행이 0.75%에서 0.36%로 내려앉았고 신한은행도 0.71%에서 0.13%로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은행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대체로 선방했지만 은행들의 대기업, 해운사 등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부실채권 비율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을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2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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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나지주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태산LCD관련 충당금의 환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