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개 은행들의 펀드판매 수는 현재(22일 기준) 718개로 지난달까지 188개 펀드가 감소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전달까지 66개를 줄여 이달부터 141개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330개에서 272개로 줄였고 우리은행도 지난해 말 146개에서 64개를 줄여 82개를 판매중이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가 끝나는 대로 펀드 판매실적 여부에 따라 펀드상품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현재 판매중인 223개의 펀드 상품들에 대해 오는 5월부터 펀드 구조조정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변동성과 위험성이 큰 펀드상품들은 줄이고 위험성이 낮은 상품들 위주로 선보일 계획”이며 “펀드 운용사와 협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펀드 상품들을 제외하는 것은 지난해 펀드 손실이 크게 늘면서 투자자의 반발이나 소송 등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말 불완전 판매여부 등 펀드판매 과정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로 하면서 유사상품이나 위험성이 높은 파생상품이나 수익률이 저조한 상품들은 제외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펀드상품들이 크게 늘었다”며 “이 중에는 유사한 상품들이 많아 우선 비슷한 상품들을 제외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률이 저조하거나 판매금액이 적은 소액펀드, 운용성과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고 상품성이 없는 상품들을 판매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펀드 불완전 판매 분쟁조정 민원은 전년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을 포함한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모든 금융권 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은 지난 한해동안 2023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건에 불과했던 2007년 보다 1000% 가깝게 급등했다.
이 가운데 은행에서 판매된 수익증권 관련 민원이 가장 많다. 지난 2007년에는 85건에서 2008년에는 무려 1591건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수익률 악화라는 큰 악재도 있었지만 은행들이 펀드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투자자들에게 상품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펀드 솎아내기에 나서면서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고객 마찰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 PB관계자는 “펀드상품 수가 많아 관리가 어려웠지만 판매수를 줄임으로써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 있게됐다”며 “주기적으로 기간별 운용실적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고객들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증시의 급락으로 펀드 판매액이 급감했지만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지난달에는 펀드잔액이 증가했다.
지난 3월말 현재 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은행들의 펀드잔액은 57억8552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3054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18조7502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7480억원 늘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한달새 각각 9868억원, 6007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보다 296억원 소폭 감소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