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집중분석] 미분양 장기화, 건설사 현금흐름도 악화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9-04-22 20:18

금융기관 대출 자제…매매가 상승 어려워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집중분석]  미분양 장기화, 건설사 현금흐름도 악화
주택 기대수익률 낮아 미분양 해소 제한적

현금유출로 차입금 증가 등 운전자금 부담

주택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될 국면을 보이면서 건설업체의 현금흐름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 평가1실 배영찬 수석연구원은 ‘2009년 건설업 신용평가의 주안점’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건설업체의 단순한 규모의 성장보다 현금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미분양 장기화로 인한 건설업체의 현금흐름 동향을 살펴봤다.

◇ 금융기관 유동성 급증은 미분양 주택증가 유발

국내 미분양 주택물량은 외환위기 당시 10만 가구 이상 존재했지만 1999년 정부의 주택 수요 확대 정책에 힘입어 2002년에는 2만5000호 수준까지 감소됐다. 그러나 2006년 이후 증가세로 반전돼 최근 국토해양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2008년 12월말 현재 총 미분양 주택은 16만5599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보고서는 미분양 주택 증가와 적체 원인을 △주택 수요자와 공급자간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 문제 △가격상승 기대심리 소멸에 따른 거래량 감소 △지방에서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에 따른 미분양 물량 적체 등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주택 공급자 측면의 유동성을 살펴보면 과거 주택시장 호황에 힘입어 은행의 건설업 대출금 총액은 2005년부터 증가 추세를 나타내 20조원에서 2008년에 50조원 수준으로 2배이상 증가했다. 한편, 은행의 대출금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비은행 금융기관의 건설업,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금 등이 같은 기간 동안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배 수석연구원은 “주택 공급자인 건설업체로 공급되는 금융기관의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주택건설 물량이 지역, 수급 등을 가리지 않고 증가한 것은 미분양 주택 증가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가계가 주택담보신용대출을 이용하고 전세 방식으로 차입을 대신해 주택을 구입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국내 주택시장에서 수요자가 실제로 주택을 구입할 때 레버리지 수위는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뿐 아니라 주택시장의 악화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며 해당 기간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승은 주택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책금리 인하로 인해 2008년말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안정세로 돌아서 수요자 측면의 유동성 문제는 전년에 비해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대내외적인 여건상 주택담보대출 확대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정부의 강력한 실질금리 인하 유도 정책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이 주택관련 신규 대출 자제 및 강화된 대출 태도를 견지하면 주택 매매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미분양 물량 해소 또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아파트 가격 하락세 미분양 해소 불리한 여건

이 보고서는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주택가격 안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미분양 해소 대책이 선제적으로 마련되지 않았고 실물경제 악화가 맞물려 미분양 주택 해소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통화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활성화를 제약하는 여러 요인들로 인해 시중의 유동성이 주택시장에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배 연구원은 “이처럼 시중 유동성이 증가했음에도 주택시장이 침체된 것은 실물경기 저하로 인해 매수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탓이 크다”며 “경기침체가 지속돼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확산되면 주택 수요자는 관망세를 유지하며 매수를 늦추게 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아파트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기에 불리한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투기수요는 주택투자의 기대수익률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높아야 형성된다.

2008년도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승이 투기수요를 제한했다면 2009년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택에 대한 기대수익률 또한 낮은 상태로 투기적 수요에 의한 미분양 물량의 해소는 당분간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 지방 수급불균형 요인 물량해소 불투명

지방에서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에 따른 미분양 물량 적체도 한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정부기관 지방 분산을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한 혁신도시 건설 및 지방의 민간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업도시 건설 등 지방 개발계획을 추진했다.

이와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는 지방의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어 지가 및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또한 정부의 수도권 규제 강화와 맞물려 분양가를 더 높게 받기 쉬웠던 지방의 주택건설을 부추겼다.

그러나 지방도시의 경우 이미 인구 감소가 진행중이며 주택보급률이 100% 이상으로 대부분 대체 수요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인데 지역경제사정 및 수급과 동떨어진 고분양가 주택의 공급 증가는 결국 미분양 사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지방 미분양 주택의 경우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수급불균형 측면의 요인으로 물량 해소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결국 지방 사업장의 미분양에 따라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업체들의 운전자금 증가가 지속되며 현금흐름의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미분양 장기화 건설업체 현금흐름 악화

이같은 미분양 사태를 일시적인 수요 감소문제로 치부할 수 없으며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주택사업장에서 운전자금 증가,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증가로 인한 재고자산 부담뿐 아니라 분양률 및 입주율 저조로 인해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업체의 현금흐름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설업체 39개 업체를 전체 매출에서 민간주택·건축 및 자체 사업부문의 비중과 공사미수금, 분양미수금을 포함한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분류했다.

배 연구원은 “주택건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건축 및 자체 사업비중이 높을수록 전체 매출에서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지는 상관관계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공사의 선금지급 비율을 확대하고 신용보증기금의 보증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이같은 정책은 관급공사 비율이 높은 건설업체의 현금흐름에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 시점에서 주택사업 비중과 매출채권 비율이 높은 건설사들의 경우 향후 매출채권 규모가 늘어나 현금흐름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미분양 주택으로 인한 현금 유출로 건설사들의 차입금 증가가 수반될 가능성이 높으며 재무지표상 영업이익이 증가해도 운전자금 부담이 커질 개연성이 있어 단순한 규모의 성장보다 현금흐름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특히 미분양 주택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 개별 업체 분석시 주택사업장의 지역 및 규모별로 구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부의 사업환경 및 금융시장 여건이 악화된 시기에는 일정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현금흐름의 유입과 재무적 완충력의 보유 여부가 신용도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