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폭 반등 부담 숨고르기 = 우리투자증권이 세계 주요증시 지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지난해 저점 대비 15일 기준 상승률은 코스피시장 42.0%, 코스닥시장 92.3%로 각각 세계 13위, 1위를 차지했다.
홍콩 항셍과 페루, 파키스탄 등 이머징마켓의 상승률도 60~80%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러시아, 브라질, 상하이종합 등 브릭스 국가의 회복도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최고점에서 지난해 저점까지의 하락폭에서 최근 주가가 어느 정도 반등했는지를 가늠해보는 회복률에서도 한국 증시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코스닥은 하락폭 회복률이 42.5%로 가장 높았고, 코스피도 35.0%로 5위에 올랐다.
칠레(41.2%), 브라질(35.9%), 베네수엘라(35.7%), 대만(31.2%), 항셍 H(28.0%) 등 신흥국가가 상위 10위권 내에 포진했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외적으로 대거 풀린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글로벌 구조조정에서 국내 대기업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심리적 저항선 내의 매물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조정 자체를 쉬어가기로 보는 관점이 힘을 얻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현장세에 대해 “최근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전망치는 향후 기업실적 개선속도만큼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치 자체에 과도하게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원 연구원은 “최근의 반등이 본격적인 추세상승의 시작인지, 아니면 지나가는 베어마켓 랠리였는지는 시간이 지난 후에 확인될 것이지만 경기저점에서 주가방향에 대한 컨센서스는 대체로 비관적이었다는 점, 그리고 저점이 형성된 이후 1년 안에 반드시 큰 장이 섰다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급등한 부담으로 조정은 언제든지 올 수 있지만 견조한 상승추세가 형성되고 있는 이상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신호를 줄 것이라는 점에서 고점을 예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
◇ 추세적 대응보다는 순발력 = 향후 국내 증시에 미칠 주요 변수들에 대해서도 미리 평가 절하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윤지호 투자분석팀장은 “미국 금융회사의 실적 개선에 대해 주가의 선반영 논리만으로 금융주 상승에 대한 평가 절하 이유가 없다”면서 “미 금융주들의 실적을 보면, 예상치를 오히려 상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팀장은 “미국 금융회사들의 1분기 실적 개선이 시가평가제 완화 적용, 정부의 자금지원 등 정책적 효과가 큰 영향으로 작용한 것이고,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현재 수준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1분기에 바닥 형성의 신호가 출현했다는 것”이라고 밝은 측면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장 분석가들은 향후 증시가 하단이탈 우려는 크지 않지만 추세적 대응에는 부담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증권은 국내증시 상황에 대해 장중 고가권에 진입할 때마다 차익 및 경계성 매물이 출회되는 등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함께 언제든지 출현될지 모르는 조정 심리가 발동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추세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기는 매우 부담스러운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펀더멘털 부담과 유동성 유입간의 대립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기지표 과열권 진입하에서 연장 파동’으로 판단된다는 조언이다.
키움증권도 글로벌 신용경색 현상이 완화되고 경기위축 속도가 감소하는 시그널들이 강화되고 있어 주식시장의 반등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