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자산관리공사(캠코)에 구조조정 기금을 조성해 기업 부실채권을 매입키로 하는 내용의 ‘기업구조조정 추진방향과 전략’ 방안을 마련했다.
또 내달 중으로 건설·조선사에 대한 추가적인 신용위험평가도 실시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금융위가 10년만에 구조조정기금을 조성키로 한 것은 정부가 기업 구조조성의 긴박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 기업 부실채권 매입
이 방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경제상황 악화에 대비한 선제적 방안의 일환으로 구조조정기금을 신설해 금융기관이 보유한 기업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구조조정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기금조성에 대해 “은행이 보유한 가계대출 및 특정부문 기업대출 등과 관련한 부실채권도 인수,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코를 통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가운데 잔여분인 8000억원 상당을 3월 말까지 매입 완료하고 4∼5월부터는 은행의 PF 부실채권도 인수할 계획이다.
특히 캠코의 부실채권 인수 여력을 높이기 위해 자본금도 현재 6600억원보다 5배가량 많은 3조원으로 확충키로 했다.
그러나 아직 구조조정 기금에 대한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진 위원장은 “1차적으로 3월 금융시장 상황을 보고 기금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기금 규모는 금융회사가 부실화된 상황이 아닌만큼 외환위기 당시의 30조원보다 적은 10조~20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구조조정 급물살 탈듯
구조조정기금의 조성으로 앞으로 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채권금융사들의 1차 신용위험평가 결과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된 14개 건설.조선사의 경영정상화 계획을 3월말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또 1차 신용위험평가에서 제외됐던 나머지 건설.조선사에 대한 2차 신용위험평가도 3월말 실시해 옥석을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을 보완하기 위해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채권 금융기관 중심으로 추진되는 건설 및 조선 구조조정은 다음달 말까지 완료하고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실물금융지원협의회를 통해 업종별 구조조정의 긴급성과 방향을 점검해 반영키로 했다.
현재 해운업 구조조정의 방향에 대해서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진위원장은 “해운업은 최근 세계물동량 축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며 “구조조정 방식은 현재 미정이며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도시작된다.
금융위는 채권은행을 통해 4월말까지 44개 주채무계열에 대해 지난해 말 기준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키고 했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자산매각과 계열사 정리 등을 내용으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 향후 구조조정 일정 >
2월말 기업구조조정 촉진 위한 채권은행협약 추진
20조원 자본확충펀드 사용방식·용도·조건확정
건설·조선업 워크아웃기업 조기 정상화
3월말 1차 신용위험평가 제외 건설·조선업체 2차평가
구조조정 법제도 보완위해 자산관리공사법 개정
자산관리공사 저축은행 PF 부실채권 인수
4월말 44개 대기업그룹 재무구조 평가
4~5월 자산관리공사 은행 PF부실채권 인수
(자료: 금융위원회)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