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은행은 지난 4일 주당 125원씩 총 806억원의 현금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이어 3년 연속 배당이 이뤄졌지만 지난해 주당 700원을 배당한 것과 비교하면 배당액은 크게 줄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경영환경이 악화된 것을 감안해 배당 규모를 줄였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다음 달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실적 악화로 인해 배당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앞서 금융당국은 과도한 배당이 은행의 건전성을 해친다며 은행들에게 배당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권고한바 있어 배당금 축소 가능성은 더욱 높다.
이에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은 배당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도 배당을 하더라도 규모는 배당에 의미를 두는 차원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들에게 배당금을 자제하라고 한 만큼 정부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배당금지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우리지주는 부채담보부채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합성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손실과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지난 4분기 충당금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상당한 적자를 낼 가능성이 커 배당금 지급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도 “이사회와 주주총회 후 결정될 사항이지만 배당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며 “정부 요구대로 배당을 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 아마도 배당금을 축소하더라도 지급은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