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대구, 광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의 순익이 전년보다 90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중은행과 특수은행들의 순이익이 각각 5조3000억원,1조7000억원(64.6%)크게 줄었다.
지방은행의 실적선방은 시중은행과 특수은행들은 경기침에 따른 부실여신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액의 증가와 기업의 연체율 상승으로 순익이 감소했지만 지방은행들은 충분한 담보설정과 저원가성 예금과 비이자수익 부문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또 키코(KIKO),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고 거액 여신을 자제하는 등 외형경쟁보다 내실경영을 강화한 결과이기도 하다.
◇ 전북은행 사상 최대실적 ‘쾌거’
전북은행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북은행은 지난달 15일 지난해 순익과 영업익은 각각 418억원과 5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65.2%, 32.8% 늘어난 수치다.
수익성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전년대비 0.22%p 개선된 0.65%를 기록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2.07%로 전년대비 3.97%p 대폭 개선됐다. 순이자마진(NIM)도 2.95%를 기록해 은행권 최상의 수준을 유지했고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도 12.88%를 기록했다.
실적발표를 앞둔 광주은행도 지난해 당기 순이익 1060억원, 신BIS 비율은 12% 수준으로 추정되며 특히 무수익여신 비율이 지방은행 평균(1.07%)보다 0.11% 낮은 0.96%를 기록해 자산 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 역시 NIM과 건전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4분기 실적은 시장전망보다 15.9% 상회하고 예상보다 좋은 자산건전성, 일회성 이익 등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한 402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11월까지의 견조한 예대마진(NIS) 흐름을 감안할 때 부산은행의 NIM은 10bp가량 개선되고 한국은행의 지준예치금에 대한 이자 지급과 부실채권정리기금에 따른 이익 등이 총 253억원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산은행이 보유한 자산 중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비롯 키코와 선수금 환급보증(RG) 등의 위험노출액은 3, 4분기말 기준으로 총 2조원에 그쳐 실적이 예상보다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내실위주의 성장추진
지방은행들의 이같은 실적선방은 외형경쟁이 아닌 내실위주의 경영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실적을 낸 전북은행 관계자는 “무분별한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수익성 위주의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원화 유동성, 외화유동성에서 모두 안정적이고 키코(KIKO)관련 기업·서브프라임 투자 및 파생상품 채권이 없어 최대 순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도 “지난해 외환 파생상품 규모가 작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조선업 수주량이 호황을 보이면서 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원 동양종금 연구원은 “지방은행들은 자산충당금 설정이 크지 않고 파생상품에 대한 손실이 작아 시중은행들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작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변동이 있어도 지방은행은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예금이 조달되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안정적이고 비용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