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증자실시를 결정했지만 긍정적인 모멘텀보다는 주가희석 효과가 클 것이라는 평가다.
신한지주가 대규모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높아지더라도 다른 지주사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대손충당금 부담과 순이자마진(NIM)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지주가 자본확충에 성공할 경우 기본자본비율이 5.3%에서 6.3%수준으로 상승하지만 지난해 3분기말 현재 7%대인 다른 지주사 비율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이번 유상증자가 자본확충에 성공할 만큼의 물량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고 2차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부실자산 규모가 커져 추가증자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 증자해도 손실흡수능력 불충분
한국투자증권은 신한지주가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본을 증액하더라도 기본자본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손실흡수능력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혁재 IBK연구원도 “이번 증자로 기본자본비율이 1%가량 올라가겠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일단 주가의 희석효과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병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하락을 감안하면서 신한지주가 직접 증자방법을 선택한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며 “주가는 지난해 11월 21일 증자 우려로 하락했던 전 저점(2만3850원)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3만7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 매도후 관망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증권도 신한지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2만6000원으로 하향조정해 간접적인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가 기본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추가 증자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 건전성 우려에 대한 해소가 필요해 신한지주에 대한 보수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 주식가치 유지에 긍정적
반면 증자결정이 궁극적으로 주식가치를 지키는데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계 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는 “시장에서 이번 증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향후 신한지주의 벨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지키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증자를 통해 정부 개입 가능성을 낮춰주고 기업구조정과 거시환경 악화로 인한 자산부실로부터 회사를 지켜줄 자본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에대해 신한지주 관계자는 “업계 평가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유상증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자본확충의 목적으로 결정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순익 2조186억…15.8%감소
한편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4분기 실적 2837억원을 포함해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 2조18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투자 손실 및 키코 피해, 건설 조선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5.8%(3778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의 총 자산은 신한은행 249조5000억원을 포함해 321조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비 16.1% 늘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고 상반기 중 신한은행이 원화대출금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신한지주의 총자산 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 순이익률(ROE)은 전년대비 0.4%포인트, 4.4%포인트 악화된 0.8%, 12.4%에 그쳤다.
주요 자회사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1조46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1% 감소했지만 4분기 당기 순이익은 356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6.4%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자산 증가에 따라 전년 대비 4394억원(11.8%), 전분기 대비 1786억원(17.6%) 증가했지만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급격한 금융시장 변동으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해 전년 대비 14bp 하락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도 주식시장 침체로 위탁수수료 감소(-1230억원)와 리먼 브라더스 관련 1회성 손실(-904억원)로 205억원 감소한 1563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신한카드 9406억, 신한생명 1392억, 신한캐피탈 661억, 신한BNPP자산운용 141억원을 달성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