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선물협회를 통합해 새롭게 출항을 알릴 금융투자협회는 큰 틀의 운영방식과 경영합리화 계획을 밝히고, 닻을 올릴 준비를 모두 마쳤다.
기존 3개 협회를 통합해 거대조직으로 새롭게 태어날 금융투자협회는 자통법 시행과 금융투자회사들의 성장과 도약 전략처럼 그 위상과 지위도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가속 등의 상황으로 첫 출발에서 선택한 화두는 슬림화와 합리적인 경영이다.
지난달 29일 금투협 이사회는 6명의 집행임원을 새로 선임하고 부서장과 팀장급에 대한 인사도 단행했다.
금투협은 자율규제 강화, 파생상품 모니터링 및 조사·통계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을 신설하면서 부서 조직은 종전 21개에서 19개로, 팀 규모는 40개에서 34개로 감축했다.
이 과정에서 역량이 미흡하다고 평가 받는 부서장 3명, 팀장 7명, 팀장대우 1명 등 11명에 대해 보직을 미부여했다.
황건호 회장이 앞서 인위적인 인력 차원의 구조조정은 없다고 언급해왔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는 평가도 흘러나왔다.
더불어 회원서비스 강화를 위해 업종별 본부제를 도입하고, 시장과 투자자로부터 신뢰받는 자율규제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한편, 3개 협회 연수기능을 통합해 금융투자교육원으로 확대개편했다.
이와 함께 협회의 문턱을 낮춰 보다 열린 구조를 지향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규회원으로 등록하게 되는 회원사의 가입비 부담도 크게 낮췄다. 회원사마다의 부담 능력에 따라 예산이 책정되는 등 신규 회원사들의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현재 증권협회 12억원, 자산협회 5억원 수준의 가입비는 금융투자업인가(투자매매업ㆍ투자중개업ㆍ집합투자업ㆍ신탁업) 1개업 종류별 1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또 이번 경영합리화 방안을 보면 거래대금에 일정률을 자동징수 해 예산초과시 반환했던 종전의 회비 납부 방식을 벗어나 해마다 협회의 예산을 이사회가 확정하고, 해당 예산 범위내에서 회원의 부담 능력에 따라 분담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본 방식에 대해서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 예산규모와 관계없이 지나치게 많은 회비가 징수돼 방만경영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업계 지적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정규윤 통합협회설립 준비반장은 “거래규모, 수익규모, 회사규모 등 3가지를 기준으로 각 회원사의 부담능력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투협은 또 임직원의 임금을 5~15% 삭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인턴직원을 20명 이상 신규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직원의 역량강화와 성과주의 확산을 위해 성과급지급 대상과 연봉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앞으로 출범할 금투협은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자통법 시대에 걸맞게 회원사들이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서 창의성과 자율성이 무한대로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대형화, 전문화, 특화를 전면적으로 지원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초대 인사를 놓고도 이런저런 후문들이 업계 안팎에서 떠도는 것을 보면 앞으로 기존 3협회의 명실상부한 물리화학적 통합작업의 매끄러운 마무리도 필요하다.
더군다나 지난해부터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시장 상황 속에서 한국형 IB 창출 등 자본시장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바쁜 행보에 시선이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협회는 업계의 대변자이면서 동시에 자율규제 역할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통법의 취지를 잘 살린 자율규제 기능 강화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