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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 폭등 현상을 바라보면서 원화의 국제화 시급하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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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10-08 22:49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원/달러환율 폭등 현상을 바라보면서 원화의 국제화 시급하다
환율 폭등은 실제 외화유동성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때문

펀더멘탈 개선없이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는 시간이 필요

지난해 여름 발생한 서브프라임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미국 주택경기 침체로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이 붕괴되면서 그 여파가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AIG 등 미국 굴지의 금융기관들을 도산시키거나 위기에 빠뜨리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에 동조되어 매우 혼란스럽다. 금융시장 내 불안심리가 팽배해지면서 조그만 뉴스에도 과민반응하면서 주요 금융지표의 변동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특히 국내 외환시장은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원/달러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1,400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연초의 936원 수준에서 10월 지금까지 거의 50%나 상승하였는가 하면, 지난 ‘9월 위기설’이 나돌던 시절부터는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300원 이상 급등했고, 이번 주 들어 3일 동안만도 185원이나 폭등했다.

이처럼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폭등하고 있는 이유는 먼저 실제 외화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달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차입여건이 크게 악화되면서 국내 금융기관들은 외환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3개월 이상의 외화 차입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3개월 이하의 경우에도 차입금리(Libor+가산금리)가 대폭 상승하여 조달여건이 크게 악화되었다.

국채에 대한 신용디폴트스왑(5년만기) 프리미엄도 빠르게 상승하면서 9월 외환위기설로 외환시장이 불안했을 때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정유사 등 수입업체들은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달러 사재기에 나서고 있으며, 조선업체 등 수출업체들조차 선뜻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파산상태에 직면하게 된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관련 업체들이 급하게 달러를 매수한 것도 환율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국내 펀더멘털 악화가 시장의 불안을 더 높이고 있다. 8월 경상수지 적자가 47억 달러로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위기상황에서 방패막의 역할을 해야 하는 외환보유액이 6개월째 감소했고 최근에는 가용외환보유액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심리적 불안감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금경색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자금 회수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은 올해 중 벌써 352억달러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등 본국의 자금난이 심화될수록 이탈이 가속되고 있다. 여기에다 10월 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뉴스도 불안 심리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셋째, 정부의 정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작용하고 있다. 정책당국이 외국환평형기금에서 100억달러를 스왑 시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하였으나 달러화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한·중·일 달러 공조 발표, 유동성 추가공급, 은행권 외화자산 매각 독려 등 시장안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시큰둥하고 있다. 오히려 그동안 시장을 안심시키기에 급급했던 정부가 이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국내 경제에 대한 펀더멘털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금융시장 내 깔려있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금융시장 내 신뢰감을 회복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환율불안 현상은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외화유동성 악화가 실물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환율급등은 이론상 수입기업에게는 치명적이고, 수출기업에는 더 할 나위 없는 호재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급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KIKO에 가입한 중소수출기업들은 환율이 오르면서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그대로 나두면 대규모 도산이 걱정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거시 경제 뿐 아니라 주요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환율 상승으로 국내 수입품에 대한 원화표시가격이 인상되어 국내 물가 상승 원인으로 작용하고, 이는 다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2008년 2/4분기 현재 약 660조원에 달한 시점에서 금리 상승은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로 소비 위축을 심화시킬 수 있다.

소규모 개방경제의 우리로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하더라도 과도한 환율불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달러환율이 외환위기를 겪은 동남아국가들 가운데서도 가장 큰 폭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처럼 원/달러환율이 과민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국제 거래규모가 무척 커졌음에도 자국통화의 결제비중이 낮고, 외화결제 수요 또한 대부분 달러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것과 함께 결제통화의 달러화 편중 현상도 조속히 시정하는 한편 보다 근본적으로는 원화의 국제화가 시급하다. 원화의 국제화는 금융의 자유화와 글로벌화 등과 더불어 국내 금융의 선진화를 위해 꾸준히 추진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이나 현재 국제 상거래시 통용되는 국제 통화로서의 원화의 위상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에 맞지 않게 매우 낮다. 원화의 국제화가 제고될 경우 외화결제 수요가 줄어들어 기업의 환위험이 축소될 뿐만 아니라, 외환보유액의 과다 보유 필요성이 줄어들고 국제투기자본의 국내 원/달러시장 교란도 축소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건실한 경제 기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안정적인 거시 경제 운용이 중요하다. 또한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국제금융허브 구축에 속도를 내는 한편 한·중·일 공동통화시장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업들도 국제 무역거래 결제 과정에서 가능한 원화 결제 비중을 높이고, 자금조달을 위한 해외 채권을 발행할 경우 원화표시 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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