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이 시장안정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1850억달러 신규 통화스왑
이번 유동성 공급에 협력키로 한 중앙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캐나다 중앙은행(BOC), 영란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스위스중앙은행(SNB)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며, 이들은 통화스왑(자국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국통화를 단기 차입하는 중앙은행간 신용계약)형태로 참여하게 된다.
이번 공조를 통해 공급되는 자금은 총 2600억달러로 이중 기존 사용중인 통화스왑 620억 달러를 제외하면, 1850억달러 규모의 신규 통화스왑을 실시하게 되는 것.
유럽중앙은행은 FRB로부터 기존 550억 달러의 두 배인 최대 1100억 달러까지 자금지원을 받게 됐다. 스위스중앙은행 역시 기존의 270억달러 한도에서 150억 달러가 증액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런던 은행간 거래금리인 리보금리가 9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동시에 달러 부족현상이 심화되면서 이같은 정책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은행들도 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외국인들의 채권 매도 가능성이 높아졌고, 리먼브러더스 관련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금융회사에 단기 유동성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5.95%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 각국, 美 구조조정 방향 공감
동양종금증권 이동수 “지난해 미국발 신용경색 이후 FRB와의 정책공조에 소극적이었던 각국 중앙은행이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신용경색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정책공조에 참여했다는 것은 글로벌 신용경색 국면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극단적인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무차별적인 자산매각이 진정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선진국 중앙은행간의 정책 공조가 가시화되지 않아 미국내에서 미국 자체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됐다”며 “무차별한 부도위험 증가와 함께 은행의 대출 기피정도를 나타내는 TED 스프레드가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시기의 역사적 고점을 넘어서는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생존을 위한 단기자금 확보를 위해 무차별적으로 주식을 포함한 모든 자산에 대한 매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는 것.
이 연구원은 “이번 선진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만으로 미국발 신용경색이 해소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단적인 신용경색으로 치달을 위험을 현저하게 낮추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와코비아, 워싱턴뮤추얼 등 막바지에 달한 것으로 보이는 금융기관의 처리가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단적인 신용경색 국면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대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