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외경제경책연구원은 ‘중국경제 현안 브리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PB는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아직 경쟁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며 “하지만 앞으로 중자은행과 외자은행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PB부문에서 중자은행과 외자은행이 취하고 있는 전략에 큰 차이점이 없어 누가 낫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있다”며 “중국 부호의 특성에 적합한 PB서비스를 누가 먼저 제공할 수 있을지가 경쟁의 관건”이라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3월 씨티뱅크가 중국에서 PB업무를 시작했고, 이후 HSBC 등 여타 외자은행들이 앞다퉈 PB부문에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중자은행들도 올해 상반기에 들어서 PB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교통은행, 공상은행 등 중자은행의 PB부문 진출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들 중자은행들은 PB에서 경쟁력을 갖춘 외국은행들과의 경쟁을 감안해 최고 부유층보다는 중간급 부유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중자은행과 외자은행들이 중국 PB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중국의 신흥 부호가 이미 대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골드만삭스는 향후 10~20년 사이 중국 부호의 성장속도는 세계 최고일 것이며 이에 따른 PB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메릴린치의 보고서에 의하면 2005년말 기준 중국내 1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초대형 부호는 약 32만명으로 이들의 평균자산은 약 500만달러”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백만장자는 연평균 20~30%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1년이 되면 백만장자가 61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또 현재 순자산이 3000만달러를 넘는 슈퍼 부호도 약 4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외자은행 등 중국내 많은 은행들이 PB업무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수익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PB업무는 대부분 장기예금이라는 점에서 은행 수익을 장기적으로 보장해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 상업은행들의 주수익원 가운데 하나가 PB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중국정부가 은행의 대출을 강력하게 규제하면서, 은행들이 PB업무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기존 중국의 상업은행들은 순익의 대부분을 이자수입에 의존해왔지만, 중국 정부가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예대마진만으로는 순익을 내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상업은행들은 수익성이 높은 PB업무에 주목하게 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한편, 중국의 PB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고객 자산투자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PB수요가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발전이 더딘 것은 중국 금융시장의 제도적 제약, 즉 금융 서비스의 혼합경영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일부 전문가들은 신탁, 보험 등과 은행업무의 혼합경영이 가능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PB가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PB는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라며 파생상품교역이나 신탁업무에 제한이 있는 중국에서도 PB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