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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100년 기업의 기초를 다진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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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8-20 22:14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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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100년 기업의 기초를 다진다
큰 고비마다 혁신으로 위기 극복

2015년 자산 100조원 성장 목표

교보생명은 지난 7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창립 첫 해 2,200만원이던 총자산은 5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한 해 매출은 12조 3000여억원으로 단일기업으로 국내 20위 규모다.

지금까지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115조원에 달하는 교보생명은 계약자 530만 명, 보유계약 1천만 건이 넘는 대형 보험사로 성장했다.

교보생명의 성장이 주목 받는 이유는 50년간 주인도 이름도 바뀌지 않고 외부 지원 없이 독자 성장해 온 유일한 금융회사라는 점 때문이다.

수많은 금융회사들이 무너져가던 외환위기 와중에서도 단 한 푼의 공적 자금도 받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생명보험 한길을 걸어오며 성장을 거듭한 교보생명이 100년 기업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지난 50년은 고객과 함께 해온 도전과 열정의 역사였다”며 “존경 받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든다.

교보생명은 창립과 동시에 교육과 보험을 접목시킨 ‘교육보험’을 내놓으며 불모지나 다름없던 보험시장에 씨를 뿌렸다. 어느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독창적인 상품이었다.

이를 발판으로 창립 9년만인 1967년, 업계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기업복지제도가 뿌리내리지 못했던 1977년에는 국내 최초로 퇴직연금의 전신인 ‘종업원퇴직적립보험’을 개발, 판매해 단체보험 시장을 주도했다.

또 1980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암보험’은 본격적인 보장성보험 시대를 열었다.

이후에도 교보생명에겐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1984년 업계 최초 순보험료식 책임준비금 100% 적립, 1988년 업계 최초 계약자 이익배당 실시 등이 대표적이다. 보험산업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업적들로 기록된다.

신 회장은 “창립 25년만인 1983년 총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라며 “이러한 개척정신으로 다시 10년 뒤인 1993년엔 10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 변화혁신으로 외환위기 극복

업계를 선도하며 성장가도를 달리던 교보생명에게도 외환위기는 큰 시련이었다.

거래하던 대기업들이 연쇄 도산하면서 무려 2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게 된 것. 그 여파로 2000년엔 2,540억 원의 적자를 냈다. 회사가 휘청거렸다.

신창재 회장은 “이 시기에 경영일선에 나섰으며 매출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업계의 오랜 관행인 외형경쟁을 중단시키고 변화혁신을 선포, 질적 성장과 내실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대대적인 경영혁신이 추진됐다. 잘못된 영업 관행을 뜯어고치고 생활설계사 수를 절반 이상 줄이며 영업조직을 정예화 했다.

마케팅 전략도 중장기 보장성보험 위주로 180도 전환하고, 매출 늘리기보다 고객중심의 경영효율, 생산성 향상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외형은 잠시 주춤했지만 변화혁신의 약효는 교보생명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놨다. 위기를 딛고 더욱 튼튼한 회사로 탈바꿈한 것.

실제로 90년대 400~500억원에 머물던 당기순이익은 2002년 이후 3천억원대로 올라섰고, 지난해엔 4,335억원을 실현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인해 2000년 말 3500억원으로 줄었던 자기자본도 2조4450억원(2008.3월 기준)으로 늘어 7년간 7배나 성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12월에는 ‘한신정평가’와 ‘한국기업평가’의 신용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A’ 등급을 획득했고, 최근에는 국내 대형 생보사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로부터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A2등급을 받아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고객만족도, 이익률(ROE) 측면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이런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쌓은 기업이미지는 또 하나의 무형자산이 돼 차별화 포인트로 평가 받는다.

◇ 보험에 문화를 입히다

교보빌딩 외벽에 내걸린 가로 20m, 세로 8m의 ‘광화문 글판’은 1991년 신용호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시작돼 올 여름편으로 55번째다.

그 동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의성 있고 정감 어린 글귀로 삭막한 도심의 청량제 역할을 해왔고 우리 사회에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명물이 됐다.

외환위기로 전 국민이 실의에 빠져 있을 때는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2000년 봄, 고은「길」中)라는 메시지로 희망을 이야기했다.

2002년 봄엔 ‘푸름을 푸름을 들이마시며 터지는 여름을 향해 우람한 꽃망울을 준비하리라’(조태일「꽃나무들」中)이라는 글귀로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지난 해엔 사람이 아닌데도 환경재단이 발표하는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으로 선정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금도 새로운 글판이 내걸릴 때마다 네티즌들은 블로그를 통해 전국으로 퍼 나르고 신문 컬럼의 단골 주제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용기를 얻었고, 위로를 받았으며, 다시 시작할 힘을 얻었다’는 시민들의 평가가 이어졌고, 교보생명만의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오늘날 교보생명이 문화기업으로 이미지를 갖게 된 데에는 교보문고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자회사인 교보문고는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친근한 ‘국민의 책방’이자 대표적인 지식문화기업이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4,000만 명. 우리나라 인구와 맞먹는다. 인터넷 서점까지 포함하면 하루 평균 20만 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이런 교보문고가 광화문 교보빌딩 지하 1층에 자리 잡게 된 것은 신용호 창립자의 신념 때문이었다.

1980년 교보빌딩 준공을 앞두고 지하 1층은 임대요청이 줄을 잇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금싸라기 땅에 서점을 열기로 마음먹는다. 국민교육진흥이라는 창립이념을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결심이 알려지자 임직원들은 수익성이 없다며 반대했고 당시 감독당국인 재무부와 중소서적상들도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신 창립자가 “사통팔달 이곳에 청소년들이 와서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하는 게 어찌 얼마나 보람 있는 사업이냐?”며 뜻을 굽히지 않고 설득해 나갔다고 신 회장은 설명했다.

마침내 1981년 6월 교보문고가 개장되자 이곳은 곧 대한민국의 명소가 됐다. 2700평 매장은 단일면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였고 서가 길이는 무려 24.7Km. 그야말로 광활한 ‘책의 숲’이었다.

도심 속의 지식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 교보문고는 독서문화 저변확대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현재는 전국 12개 도시에 교보문고가 세워져 지역사회의 대표적인 문화코드가 됐다. 온라인과 디지털콘텐츠 시장을 포괄한 지식문화 허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어느 기업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문화 브랜드를 창조해 가는 일은 교보생명의 큰 자긍심이다.

◇‘존경 받는 100년 기업’ 될 터

교보생명은 올해를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본격적인 성장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5년까지 총자산 100조원, 이익 1조원 이라는 중기 성장목표도 세웠다.

이에 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좋은 성장’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가 말하는 ‘좋은 성장’은 ‘고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창재 회장은 “고객이 만족해야 매출과 이익이 늘고 그렇게 되면 고객, 임직원, 주주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지속 발전하는 선순환을 이루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좋은 성장론’은 기업의 뿌리를 더욱 튼튼히 해 ‘존경 받는 100년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생명보험의 본질적 가치를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두고 본업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성장전략도 눈길을 끈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큰 중국시장 진출을 검토 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보험그룹인 AXA 그룹과 손잡고 자산운용의 글로벌화도 추진 중이다.

‘존경 받는 100년 기업’을 향한 교보생명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 He is…

△1953년 서울생

△경기고,서울대 의대(의학박사)

△1987~1996년 서울대 의대 교수

△1993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

△2000년 5월~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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