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펀드관리는 수익률 따라 분할 입출금하는 원칙을 정해야
자산운용협회 공시 기준으로 2007년 말 펀드 전체 수탁고는 297조6000억이었다.
그리고 올 7월 28일 기준으로는 363조2400억이다. 65조6400억이 증가한 것이다. 관심의 대상인 주식형의 경우도 작년 말 116조3000억에서 143조4863억으로 27조1863억이 증가했다. 수탁고의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굳이 글의 모두(冒頭)에 펀드 수탁고를 상기 시키는 것은 단순히 수탁고가 늘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유는 대내외 여건이 매우 좋지 않음에도 자금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작년, 재작년만 하더라도 수익률 하나만으로도 수탁고가 증가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기준에 따르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일반주식형의 작년 평균 수익률은 41.98%였다.
해외주식형도 만만치 않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인 중국과 인도는 각각 58.11%, 64.10%나 상승했다.
그러나 올 해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먼저 국내 일반주식형은 올 들어 -19.24% (7/28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한 때 -20%를 하회하기도 했으니, 분명 어려운 시기를 거치는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 수익률은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그나마 중간 수준에 해당한다. 올 들어 브라질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지역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31.99%를 비롯해, 중국 -24.33%, 동남아 -22.01%나 빠졌다.
물론 작년에 높은 수익률을 거뒀음으로 올 들어 이 정도 하락률은 충분히 감내 할 만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단순히 펀드 수익률만을 보면 일견 수긍이 간다.
하지만 문제는 펀드 수익률과 투자자 수익률 간에는 극복할 수 없는 큰 간극이 있다는 점이다.
자산운용협회 기준으로 주식형펀드의 작년 전체 자금 증가 규모는 69조8000억인데,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한 작년 하반기의 자금 유입규모는 52조6000억이다. 이것은 작년 한해 전체 유입규모의 75%에 해당한다.
중국펀드는 제로인 기준으로 작년 상반기까지는 3조가 증가했지만 하반기에는 무려 11조8000억이나 증가했다. 작년 말 중국 펀드의 전체 규모가 17조9000억이므로 2/3가 작년 하반기에 증가한 셈이다.
즉, 펀드 수익률은 매우 높은 수익률을 거두었지만 투자자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된 이후의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펀드 수익률은 높았지만 투자자 수익률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좋은 상황에서도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돈에 꼬리표가 달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립식 투자에 따른 자연 발생적 자금 유입이 가장 큰 힘일 것이다. 하지만 저점 매수라는 투자자의 투자의사결정도 한 몫하고 있다.
이것은 과거 주가가 상승한 이후 높아진 수익률만 보고 투자했던 것과는 분명 다른 현상이다. 이러한 투자가 중장기적으로는 펀드수익률과 투자자 수익률이 부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올 해는 2004년 이후 펀드 시장의 급팽창 과정에서 겪는 최초의 시련이 아닐까 생각된다. 누구라도 예상했겠지만 분명코 시련은 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올 해가 바로 그 때일 뿐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련을 어떻게 현명하게 극복하는 가일 것이다.
어쩌면 답은 간단하다.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기대수익과 위험을 인식하고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적정한 관리이다.
예를 들어 투자수익률이 10%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사전적으로 정하라는 것이다. 환매할 것인가 말것인가 등 매매 타이밍을 결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10% 오르면 전체 투자금액의 10%를 환매해 안정자산으로 돌리고, 20%가 오르면 30%를 환매해 역시 안정자산으로 옮겨놓는 등의 관리 방안을 사전적으로 정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기계적으로 이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적정한 수익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이럴 경우 한 때 40%의 수익을 보았던 펀드가 25%로 수익률이 낮아졌을 때, 15%를 손해 봤다는 감정에 휘둘려 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간이 지난 후 현재를 돌이켜 볼 때 역시 보약은 썼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적어도 앞으로의 펀드투자는 정상적인 궤도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