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은 민영화에 대비해 요구불예금 수취 및 가계·개인대출 등을 취급할 수 있는 소매금융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산은이 소매금융부문에서 시중은행들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채널 및 인력의 부족 등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산은은 국내지점 40여개를 비롯해 해외법인·지점까지 모두 54개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고, 임직원은 모두 23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방은행인 부산은행보다 적은 규모다.
이에 따라 산은은 인터넷은행을 통해 여수신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은 지점을 두지 않고 인터넷으로 여·수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 및 운영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산은은 기존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발판으로 온라인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출시할 경우,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산은은 우선, 다이렉트뱅킹 방식의 수시입출식예금(MMDA)인 ‘kdb 다이렉트예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이렉트뱅킹 서비스는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성격으로 지점을 거치지 않고 인터넷과 콜센터를 통해서만 예금과 대출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산은은 이런 다이렉트 상품을 통해 부족한 지점망 및 얕은 수신기반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산은 관계자는 “민영화 이후에는 수신기반 확대를 위해 개인을 상대로 한 영업도 중요해진다”며 “앞으로 소매금융 영업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도 이런 차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 내정자〈사진〉가 11일 공식 취임했다. 민 총재는 이날 전광우 금융위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민 총재는 12일 취임식을 갖고, 오는 19일과 20일에는 런던과 뉴욕에서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 총재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산은의 중요한 숙제라고 밝혔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