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현재 인도에는 19개국 29개 외국계 은행이 273개 지점(871개 현금인출기 별도)을 기반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스탠다드 차타드은행이 83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어 HSBC 47개, 시티은행 39개 등의 순이다.
이들 외국계 은행들의 2006~07 회계연도 중 수입 및 순이익은 각각 41.3%와 49.4% 증가, 인도 상업은행 부문 전체의 수입 및 순이익 증가율 25.1% 및 26.9%를 크게 상회했다. 또 외국계 은행의 지점당 수입을 살펴보면 2007년 6월 기준으로 인도 은행 지점 전체(57000개 이상)중 외국계의 비율은 0.5%에 불과했지만 예금 및 대출 시장점유율은 6~7%로 매우 높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백승주 책임조사역은 “외국계 은행들의 높은 수익성은 무엇보다도 인도 국내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은행여신에 대한 수요 덕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도는 국영은행이 인도 전체 영업망의 87%, 은행 자산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부의 간섭으로 활동상 제약을 많이 받아 외국계 은행들에 비해 경쟁력이 낮고 비능률적이라는 게 수은의 분석이다.
반면 외국계 은행의 경우, 지점의 설립 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소요시간도 길지만 지점 설립허가를 받고 나면 별다른 차별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수은은 설명했다. 또 아직 다양한 규제들이 존재하고는 있으나 최근 인도 정부의 규제 완화로 적극적인 진출을 노려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도 인도 진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 조사역은 “인도 정부의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가 단계적으로 이뤄지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인도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계 은행의 진출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우리나라 은행권들도 인도시장에 대한 진출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은행들의 인도 진출은 미흡한 수준이다. 금감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인도에 진출한 국내은행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그리고 수출입은행 등 3곳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의 경우, 국내 은행으로는 유일하게 인도 뭄바이와 뉴델리에 지점 2곳을 개설했다. 이밖에 수은과 우리은행이 뉴델리에 사무소가 있을 뿐이다.
백 조사역은 “외국계 글로벌 은행들이 앞다퉈 인도에 진출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인도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은행들이 인도에 진출할 경우, 국내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시작하고, 점차 현지 영업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