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투자에 있어 금리를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금리와 투자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을 20년 이상 장기분석해 봐도 주식시장이 과열되면 금리(재할인율)를 통상 연속해서 5~6번 올리면 여지없이 주식시장은 조정에 들어갑니다.
반대로 주식시장이 침체기에 있을 때는 통상 금리(재할인율)를 5~6번 연속해서 내리면 주식시장은 바로 반등합니다. 이처럼 금리는 투자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 10년 사이 전 세계 금리는 크나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바로 ‘금리파괴’입니다. 아울러 금리정책을 통해 거시경제를 조절했던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도 파괴됐습니다. ‘금리파괴’라는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금리가 파괴됐다는 것은 바로 전통적인 이론금리 공식이 파괴됐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가 배워온 이론금리공식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合)이 금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좀더 발전하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리스크프리미엄(가산금리)까지 더하게 됩니다. 리스크프리미엄은 선진국의 경우 거의 제로수준이나 후진국과 개도국은 다양한 크기로 나타납니다. 우리나라가 IMF때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지극히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30% 수준까지 치솟았던 것이 이 리스크프리미엄 때문이었습니다.
금리파괴의 주범은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금융의 온라인화를 들 수 있습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온라인으로 연결되면서 10년 이상 급격한 금리동조화가 진행돼 왔습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온라인으로 연결되지 않고 국경 안에서 고유의 경제정책을 펼 수 있었던 블록경제 시절에는 이론금리와 실제금리가 거의 일치해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80년대 고도성장기에는 금리가 15%가 넘었습니다. 80년대 평균 경제성장률은 9%를 기록했으며, 물가상승률도 6% 수준이었으니까 금리가 15%가 맞는 것입니다.
이같은 이론금리가 현시점에서 유효한지 아니면 효력을 상실했는지 중국시장을 분석해 보면 명확해집니다. 2007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3%였으며, 물가상승률도 6%였습니다. 이론금리에 바탕한 실제금리는 19%가 돼야 맞습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금리수준은 4~7% 밴드에서 2~3년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금리 밴드는 리보 등 전 세계 평균금리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07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이론금리 수준이 7%는 돼야 합니다. 그러나 기준금리인 국고채 3년물은 총유동성이 사상최고치로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론금리가 파괴된 현재의 전 세계 금리 밴드는 3~6% 수준입니다. 이 금리 밴드 속에서 국가간 금리가 2% 이상 괴리되면 통상적으로 무위험 금리차 공격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달러캐리 트레이딩에 의한 금리차 공격을 당했습니다. 미국에서 3%에 달러 자금을 빌려 우리나라의 5%대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한 것입니다. 이는 2%p 이상 금리 갭이 발생한 틈을 타 달러캐리 트레이딩을 행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금리를 내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미간 금리차를 2%p 이내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많이 들어본 엔캐리 트레이딩도 저금리지역에 있는 일본 엔화를 빌려 고금리 지역에서 금리차 투자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들 자금은 대량으로 움직이면서 투기적 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환율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면서 거시경제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3~4년간 원화대비 엔화의 환율 추이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