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외자산 비중 2~3%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이 해외영업점 95곳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4억2000만달러이고, 총자산 규모는 466억8000만달러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인해 자산 및 이익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해외자산 및 수익 비중이 글로벌 은행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은행들의 해외자산 비중은 2~3%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해 상반기 은행들의 전체 당기 순이익 중 해외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0.78~11.5%에 불과했다. 시중은행별로 보면 외환은행만이 11.5%로 다소 높았고, 우리은행 3.95%, 하나은행 3.15%, 신한은행 2.41%, 국민은행 0.78% 등으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에 비해 해외 글로벌 금융기관의 해외수익 비중은 40~80%에 이른다. 씨티그룹은 전체수익의 40%이상을 해외지역에서 시현하고 있으며, HSBC나 도이치뱅크의 해외 수익비중도 70~80%에 이르고 있다. 이같이 은행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기관에 비해 아직 수익 등의 측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최근 은행장들이 “앞으로 해외영업을 강화하고 수익비중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지난 2월 22일 ‘2008년 업무추진전략회의’를 통해 국외부문 수익 비중을 현재 22%에서 2013년까지 4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IB형 사업구조 구축을 통해 중국, 동남아 등의 타깃 지역에 대한 영업을 강화해 해외부문 수익비중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3월 27일 취임한 김정태닫기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까지 해외영업 채널을 100개 이상 늘리고, 은행 수익의 10%이상을 해외에서 시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신 행장은 특히 “아시아-태평양 IB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IB부문에서 세계 30위권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동남아를 중심으로 미국과 캐나다, 남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박해춘 우리은행장도 해외수익 비중을 높이겠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창립 7주년 기념사를 통해 “그룹수익 중 해외수익 비중이 3%에 불과하다”며 “이는 글로벌금융그룹에 비하면 포트폴리오가 매우 편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회장은 “2012년까지 해외수익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중국이 제 2의 홈마켓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홍콩, 싱가포르, CIS 등에서도 주도적인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해춘 행장도 “미국과 중국을 중심축으로 2010년까지 200개 이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글로벌 영업확대 전략을 추진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선진은행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그간 해외사업 비중을 높이겠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강 행장은 “해외자산의 비중을 2010년엔 8%, 2015년엔 20%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이에 강 행장은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뱅크’를 목표로 아시아 등에서의 영업 네트워크 확대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카자흐스탄 자산 순위 6위인 센터크레디트은행(BCC)를 인수하기 위해 강 행장이 직접 나서 바이세이토프 센터크레디트 이사회 의장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BCC지분인수 가격이 비싸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강 행장은 지난 4일 조회사를 통해 “향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나간 이후에는 BCC 수준의 투자대상이 존재하지 않거나, 지극히 높은 수준에 거래돼 투자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BCC 인수는 향후 국민은행의 성장 및 수익증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행장은 이어 “국민은행이 지난 3년간 내실강화를 위해 타행에 비해 양적으로 다소 더디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BCC 인수 등을 시작으로 추가적 M&A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동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었다.
이처럼 최근 은행장들의 해외사업 비중을 높이겠다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들이 올해 해외 네트워크 추가 확충 및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강화에 중점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