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발효가 코 앞에 바짝 다가오면서, 기존 금융산업에 대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시중 대형저축은행들의 증권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솔로몬저축은행이 솔로몬 PEF를 통해 인수한 KGI증권이 솔로몬투자증권으로 새롭게 출범한데 이어, 토마토, 부산저축은행 등 대형저축은행들이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거나 검토중인 상황이다.
특히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증권사와 연계한 틈새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마케팅, 영업 모델을 선보이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커 보인다.
기존 저축은행의 경우 영위 업무가 예금과 대출로 이뤄진 단순 구조인 탓에 수익도 예대 마진에 절대 의존하는 천수답 영업형태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외환거래 규제로 인해 직접적인 해외투자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서 저축은행과 증권사의 조우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인 것.
우선 저축은행의 증권업 진출 첫 삽으로 기대를 모은 솔로몬투자증권은 중소기업 전문 IB를 표방하고 나선 상태다.
지난 3일 출범식을 가진 솔로몬투자증권 정종열 신임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기반 고객이 탄탄한 자산 5조원 규모의 솔로몬저축은행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증권업간 시너지에 힘쓸 것”이라며 “더욱이 동남아 등 저개발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점진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사장은 “고수익 안정성을 추구하는 저축은행 고객의 니즈 및 특성을 반영한 증권사의 맞춤형 틈새상품을 개발해 저축은행 영업채널로도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도 기대한다”며 “또한 신흥시장의 현지 PF사업 부문에서 기존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노하우와 증권사 특유의 자금설계, 컨설팅 능력을 결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중소기업 지원금융과 함께 솔로몬저축은행의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투자 성향을 제시하는 맞춤 자산관리 사업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저축은행들의 증권업 진출과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기대반 우려반 섞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 상위 저축은행들이 대규모 영업네트워크 기반을 활용해 증권 산업에 진입한다는 시도에서는 의의가 있지만, 기존 증권사들과 향후 신규 진입할 산업계나 외국계 금융자본 증권사들과 실질적인 경쟁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확보나 영업시스템 등 전문적인 인프라 기반도 갖춰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 이태경 연구원은 “각 증권사들이 지향하는 사업 모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IB나 자산관리 등 최근 떠오르고 있는 증권사의 신수익산업에서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은 전문 인력의 확보”라며 “예컨대 저축은행의 신규 증권업 진출이 실질 사업면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규모 영업망과 자본 네트워크 외에도 경쟁력있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도 “내년 발효를 앞 둔 자통법 최대 수혜로 증권산업이 떠오르면서 너도 나도 유행처럼 증권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 된다”면서 “현재 기존 은행계열 증권사들도 실질적인 사업 성과 면에서 높은 경영성과를 창출하기 쉽지 않은데, 저축은행들의 네트웍만으로 증권업 시너지에 대해 논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초기 증권산업 진출사들의 성과를 논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전문인력 확보는 물론 전문 인력들이 믿고 일 할 수 있는 영업환경과 사업 인프라 등을 확실히 갖추고 진입을 신중히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