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금융기관간 형평성 원칙 적용돼야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욱 고조되는 가운데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하는 상황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제2금융권의 규제가 제1금융권과 같이 금지사항 이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도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이같은 규제 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13일 제2금융권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기대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해지는 가운데 내년 자통법 도입을 앞두고 있어 선진국처럼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현할 수 있게 제2금융권의 규제 방식이 포괄적 규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제2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년 자통법 시행으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올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특히 제2금융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히 금지해야할 사항만을 규정하고 이외의 모든 것을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네거티브 되더라도 2금융권은 일부만 완화
금융감독당국도 상품개발과 영업에 있어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김용덕닫기

규제 완화의 주요 골자는 자산운용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이며 자회사 소유규제를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하고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한편 신상품 개발이 가능토록 감독시스템을 개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통법의 시행을 앞두고 네거티브 시스템 규제완화에 따른 금융업권간 형평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자통법 시행을 통한 규제완화는 제1금융권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제2금융권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 신용카드사도 펀드판매 등 허용해야
신용카드사들은 자통법 시행으로 투자와 관련된 열거주의 법들이 기능별 체계로 통합 전환되면서 포괄주의로 전환되어 수혜를 보는 은행, 증권업보다 경쟁력 확보에 불리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세계 금융시장은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한 상황이 되가고 있으며 국내 가계부채 규모의 증가와 더불어 주택금리 급등으로 인한 가계대출에 부실화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의 수익성 확보가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용카드사의 업무범위를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전환해 업무범위와 결제영역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펀드판매는 증권, 은행, 보험, 저축은행, 신협 등만 허용하고 있어 신용카드사에게도 콜센타를 이용한 펀드판매가 가능토록해야 한다는 것. 또한 결제영역도 도박 등 사행성 거래만 제한하고 나머지는 허용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대형저축은행도 비이자부문 등 규제완화
저축은행도 업무영역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저축은행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로 급격한 성장세를 타면서 지난해 6월말 결산 총자산은 53조를 넘어섰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대형화를 견인했던 부동산PF대출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미 커져버린 덩치를 유지하기 위한 수익원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가계대출에 대한 부실화 위험도가 커지고 있어 다양한 업무범위 확대가 더욱 절실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자통법 시행으로 인한 무한경쟁체제에서 특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형평성이 있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도 내년부터 펀드판매를 허용하고 있지만 이외에 비이자 부문 수익창출을 위한 신규업무 허용, 점포신설에 대한 규제완화 등 실질적인 수익성과 직결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의석·고재인 기자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