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07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수신은 5조4000억원이 줄어 지난 해 10월 7조6000억원, 11월 11조3000억원 각각 늘어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대출의 감소전환과 시도 금고의 자금인출 등으로 은행 수신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했다.
또 금융기관의 단기수신 비중은 4년만에 최저 수준인 48.3%를 기록했다. 단기시장성 수신 감소는 주식형펀드 증가와 맞물려 주요 금융기관의 단기수신 비중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던 은행의 기업대출은 연말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소기업 대출이 4조379억원, 대기업 대출이 4045억원 각각 줄어 은행의 기업대출(원화)은 4조44424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감소한 것은 2005년12월 이후 2년만에 처음이며,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만이다.
11월까지 매월 9조~10조원씩 급증하던 기업대출이 12월 갑자기 방향을 바꾼 것은 계절적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의 가계대출도 지난달 2882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만이다.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집단 대출이 늘었으나 일부 은행의 대출채권 양도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소폭 감소했고,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여타 대출도 연말 상여금 지금,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 등으로 감소했다.
한편 시중 유동성의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이 지난 10월에 이어 11월 현재 2000조원대를 기록했다.
한은이 같은 날 발표한 ‘11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11월 광의유동성(L)은 2038조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1조8000억원 증가했다.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펀드 등 수익증권과 특판예금에 많은 돈이 몰린데다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상품별로 보면 수익증권은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14조1천억원이 늘어나 전달의 11조2천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의 경우 은행들의 특판예금에 힘입어 5조3천억원이 증가해 전달 5천억원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2년 이상 장기금융상품도 은행채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어나 전달 4조원 감소에서 7조원 증가로 돌아섰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