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을 놓고 서로 상반된 입장을 발표하면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6일 “외환은행노조가 발표한 DBS 매각 찬성 입장은 관료들과 론스타의 불법을 정당화하고 은폐시키는 것으로 즉각 철회하고 불법매각 진상규명에 동참하라”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외환노조가 외환은행 전임 행장 등으로 구성된 ‘외환은행 지키기 추진본부’와 외환은행 부장 및 지점장으로 구성된 ‘부·점장 비대위’ 이름으로 공동성명을 내고 “DBS가 외환은행의 이름과 영속적인 발전, 고용 안정 등을 보장할 경우 지분 인수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것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외환노조는 성명에서 “매각 승인과 관련한 정부 당국의 공정하고 충분한 논의를 당부한다”고 밝혀, 작년 초 외환은행 매각 입찰 당시 DBS의 은행 인수 자격을 문제 삼았던 금융감독 당국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외환은행의 전국 부점장 비상대책위원회는 “원칙적으로 노조가 성명서만 낸다고 해서 참여한 건데 DBS를 지지하는 것처럼 발표했다”면서 “이는 우리의 입장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투기감시센터가 발표한 “DBS매각 지지 철회하라”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특히 감사원이 지난 15일 외환은행 매각을 불법으로 규정했음에도 노조가 입장 발표 없다가 내놓은 것이 ‘DBS지지’였다는 것에 대단히 실망하는 분위기다.
비대위 관계자는 “노조의 성명서를 발표한다고 해서 비대위가 형식적으로 참여한 것인데 DBS 매각을 지지하는 것처럼 발표한 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대신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외환은행은 국내 토종자본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지금은 감사원이 매각이 불법이라고 한 만큼 진상규명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발 더 나아가 “노조가 사실상 DBS를 지지한 것은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인수를 용인한 우를 되풀이 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이 DBS 인수 지지를 찬성하는 것은 고용보장과 행명유지라는 눈앞의 이해에 급급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과거 론스타가 인수할 때도 자금이 들어와서 은행이 좋아질 수 있다는 투기자본과 관료들의 말에 속아 외환은행 인수를 동조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번 노조의 DBS 지지성명은 은행명 유지와 고용안정을 보장한 DBS측에 속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