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무수히 많은 펀드상품들을 한 곳에서 비교해가며 맞춤식 펀드 구매가 가능한 시대가 열린다.
펀드 판매채널의 다양화로 보다 쉽게 펀드를 구매할 수 있게 돼 가입자들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으나 반면 치열한 경쟁으로 리스크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의 경우 재무상담사가 고객에게 펀드의 안전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다. 펀드의 미실현 잠재수익을 확정적으로 말하지도 않는다.
여기에다 과거의 실적은 보여줄 수 있지만 미래에도 반드시 그럴 것이란 확신을 심어줘서도 안된다.
자산운용협회 김정아 홍보실장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주는 동시에 ‘불완전판매’가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바탕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투자상품에 대한 이해도와 투자목적 등은 고객마다 천차만별”이라며 “올바른 상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충분한 설명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향후 궁극적으론 판매채널 다양화와 상품판매의 ‘개방형 구조’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 비용절감 경쟁 전망 = 이에 따라 판매보수제를 실시하고 있는 주식형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이 매년 지불해야 했던 평균 1.48%의 판매보수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손쉽게 선택,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판매보수를 절감하기 위한 온라인 펀드판매 전문회사의 출현도 예상된다.
펀드판매전문회사가 설립될 경우 해마다 펀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은행과 우위를 점하고 증권사 등 펀드 유통시장에도 변화가 점쳐진다.
실제로 가까운 미국의 경우 온라인상에서 펀드를 구입할 경우 판매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이처럼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엄격한 규정의 적용도 받는다.
투자설명서는 펀드 가입 이후 원금손실을 비롯한 발생할 수 있는 가능한 일을 충분하게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메릴린치는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700여개의 펀드 판매지점을 갖고 있으며 판매전담 전문가만 1만5000명에 달한다.
또 펀드판매전문회사 설립으로 증권사와 은행들이 주도하고 있는 펀드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펀드시장 판매점유율은 은행의 경우 2004년 27%, 2005년 32%, 2006년 37% 등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증권사 혹은 운용사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펀드판매전문회사가 설립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증권사의 펀드시장 점유율은 2004년 73%에서 2005년 66%, 2006년 59%로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전문투자상담인력 양성해야 =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문투자상담인력 양성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숙제다.
미국은 펀드를 판매하는 재무상담사의 선발과 양성은 대단히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이뤄지고 있다. 신입사원은 절대로 이 직무를 할 수 없고 선임 재무상담사의 그림자 같은 교육을 받게 된다.
이들이 직접 현업에 나서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을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통상 경험있는 재무상담사라면 고객의 재산상태와 고객이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의 정도, 투자자가 생각하는 기대수익, 자산운용기간 등을 입체적으로 고려한다.
이를 통해야만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투자자보호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펀드판매 자격요건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30시간 이상의 펀드판매 교육을 이수하고 능력평가시험에만 합격하면 곧바로 펀드를 판매할 수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직원이라도 자격증만 따면 언제든 펀드를 팔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4월부터는 펀드 판매자의 자격요건을 평가하는 판매인력능력평가 제도가 도입돼 자격을 평가하고 있지만 이 시험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판매전문회사의 경우 직접 판매사를 방문하지 않더라고 온라인상에서 손쉽게 펀드를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러나 펀드판매전문회사들의 과열경쟁으로 인해 판매에만 주력하게 되면 꼼꼼한 투자상담이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