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거래소는 신상품 개발과, 시스템 통합, 경영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커다란 성장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에 대한 진출 또한 가속화함으로써 동북아 금융허브로 가기 위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통합효과 ‘톡톡’ = 통합에 따른 시스템 단일화로 결제시스템을 통합차감결제 방식으로 바꿔 증권사들의 결제자금 부담도 줄이는 등 비용감소 효과에 따라 주식·채권·선물 등 상품별 거래수수료도 인하됐다.
세계 최초로 현·선물시장간 ‘연계성 적출 데이터베이스’를 개발, 불공정거래 판정기간을 하루로 단축하는 등 감시 기능도 효율화됐다.
무엇보다 시장간 내부 통합 과정에는 진통이 따랐지만 지난해 말 보수·직급·복지 통합에 대한 노사간 합의도출 등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통합지수인 KRX100 도입과 KRX100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자동차 등 각종 섹터지수 도입, 새로운 코스닥 파생상품시장인 스타지수선물시장의 개설, 유동성공급자(LP)의 도입, 시간외시장의 확대개편, 주식워런트증권(ELW)의 상장 등 성과를 일궜다. 그러나 거래소 기본 기능인 기업의 자본조달 기능이 위축된 점 등은 개선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기 통합이 시장 상황 뿐만 아니라 정부주도로 이뤄지다 보니 이사장 선임 건과 내부 반발로 잡음이 불거졌던 점도 있다”며 “통합취지를 살리려면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의 지속이 전제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래소 자체의 IPO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행된 상태지만 과연 주주와 기업 자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영기업 거래소가 스스로 불공정거래를 감시, 적출하는 기능을 유지할 경우 심각한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위한 대안마련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 올해도 선진시장화 박차 = 세계 자본시장은 시장 자체에서만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대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거래소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과 동북아 중심 자본시장을 명분으로 추진했던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이 예정돼 있다.
출범 당시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기치로 내걸며 통합을 열었던 거래소는 최근 한층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다.
옥치장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외국기업 1호’가 탄생하기까지가 어려웠지만 이후엔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과 함께 거래소는 1000억원의 자본금과 1조2000억원의 잉여금을 가진 초우량 ‘주식회사’로서의 힘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이라는 장기 전략에 한발 더 다가서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IT 강국에 걸맞는 세계 최첨단 거래소로서의 위상을 세워줄 IT 인프라 부문의 통합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말레이시아에 채권매매시스템을 수출하고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은 좋은 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