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24일 기준) 국내 은행들이 운영 중인 자동화기기의 총 대수는 61747대(기업은행 제외)이며 현재 신권인식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교체했거나 업그레이드를 마친 자동화기기의 수는 44861대로 집계됐다.
이로써 전체 자동화기기 중 72.6%의 시스템이 신권 인식이 가능한 신규 장비로 교체됐거나 핵심 모듈의 업그레이드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금까지 신규 시스템이 도입된 시장 규모는 3700억원(대당 2500만원 기준) 가량을 형성한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시스템에 핵심 화폐 인식 모듈만 업그레이드 한 시장 규모는 1750억원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 2만대의 신규 장비 공급
새 화폐가 일반인에게 공개된 것은 지난 22일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신권 화폐가 유통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월 18일 구정을 기점으로 대량의 신권 유통이 예상되기 때문에 관련 금융기관들의 막바지 준비 작업으로 분주하다.
자동화기기 시장의 경우 시스템 전체를 교체하는 신규 시장과 화폐인식 모듈만 업그레이드 하는 대체 시장으로 구분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노틸러스효성, FKM, LG엔시스, 청호컴넷이 관련 시장에서 4강 구도를 형성한 상태다.
올해 초까지 신규 시장의 경우 노틸러스 효성이 4100대 가량을 공급해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청호컴넷이 4000대의 장비를 공급해 효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반면 LG 엔시스와 FKM이 각각 3400대와 3000대 가량을 공급해 3,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금융권의 자동화기기 도입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이들 수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업계 관련자에 의하면 “최근 신규 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차질 없는 공급을 위해 비상체제에 들어간 상태”라며 “현재까지 시장에 공급된 신규 기기의 수량은 대략 2만대 가량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화기기 시장은 2004년부터 포화 상태였기 때문에 최근의 호황은 다시없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반면, 화폐인식 모듈의 업그레이드 시장은 규모면에서는 신규 시장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핵심 부품이 모두 일본산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높은 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 ‘화폐 인식 모듈’ 품귀 현상
국내의 모든 금융권이 경쟁적으로 자동화기기 시스템을 도입하다 보니 최근에는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화폐 인식 모듈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의 시스템 도입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농협의 경우 45.6%로 낮은 도입 현황을 보이고 있지만, 추가 도입을 하고 싶어도 사실상 시장에 물량이 없기 때문에 시스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김성택 과장은 “현재 자동화기기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품이 없어 구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자동화기기 공급업체가 물량을 확보하는 대로 추가 도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품 공급의 현황을 볼 때 늦어도 3월까지는 모든 시스템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HSBC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불과 11개의 점포에서 각각 한 대씩 총 11대의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 신권 인식이 가능한 시스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HSBC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모든 작업이 마무리 된 상태”라며 “근시일 내에 모든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315대의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는 수협중앙회는 288대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마친 상태로 91.4%의 도입 상황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머지 기기에 대해서는 구권 통화를 위해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체국 역시 4834대의 자동화기기 중 4074대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완료한 상태로 84.3%의 도입 현황을 보여주고 있지만, 점포당 1대씩은 기존의 시스템을 유지할 계획으로 사실상 모든 시스템 도입을 끝마친 상태다.
<금융권 신권인식 자동화기기 도입현황>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