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휴는 휴대폰 시장에서 차기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삼성전자와 모바일 인터넷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 중인 구글 및 야후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의 실제 수혜자는 삼성전자가 아닌 구글과 야후가 될 것으로 전망돼, 두 기업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좁아진 국내 포털 입지
이번 제휴를 통해 삼성전자는 구글 검색 애플리케이션을 내장한 ‘구글폰’과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하는 ‘야후폰’을 올 상반기 내 출시하고 전 세계 60여 국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우선, 삼성전자가 선보일 예정인 구글폰은 휴대폰 메뉴에 구글 아이콘이 별도로 설치돼 있어, 한번 클릭만으로 ‘구글 서치’에 접속할 수 있다. 또한 접속 이후에는 △구글 맵 △G메일 등과 연동된다. 반면, 야후폰은 △야후 GO △야후 원서치 △야후 메일 △야후 메신저 등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구글과 야후의 모바일 시장 공략 강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인터넷 마케팅 시장에 가시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유저들의 인터넷 접속 채널은 네이버, 다음, 엠파스 등 주요 10대 대형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활성화 됐다. 글로벌 포털 사이트인 구글과 야후 역시도 포털 형식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현 구조상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마케팅 시장의 상황은 다르다.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에 따르면 2006년 총 인터넷 마케팅 시장은 8,907억원이며, 배너 등의 노출형 광고를 제외한 순수 키워드 검색 시장은 4,860억원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게다가 현 인터넷 마케팅 시장은 야후의 오버추어가 독식하고 있으며, 사실상 국내 포털 사이트의 순위 경쟁이나 접속 빈도에 관계없이 야후의 수익은 꾸준히 증가하는 구조가 형성된 상태다.
◆ 구글, 야후 독주에 제동
모바일 시장의 경우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일반 인터넷처럼 특정 포털 사이트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상태이며, 높은 사용 요금과 낮은 서비스 품질로 인해 서비스 자체가 활성화 되지 못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모바일 인터넷 마케팅 시장은 사실상 미개척 영역으로 성장 가능성 역시 높은 분야다. 때문에 강력한 성능의 검색엔진과 튼튼한 기초 인프라를 갖춘 구글이 야후에 비해 보다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국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바라보는 구글의 기대는 야후의 기대치를 크게 상회한다. 야후가 국내 포털사이트와의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간접적인 고수익을 올리는 데 반해 구글의 실적은 야후에 비해 그 규모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구글은 국내 포털사이트 2위인 ‘다음’과 계약을 맺고 급부상하는 UCC 검색의 경쟁력을 키워가는 방향으로 오버추어 따라잡기에 나섰지만, 이미 1~2위 간의 격차가 너무 커 이 역시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따라서 구글의 입장에서는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12% 내외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삼성전자와 3800만 휴대전화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 시장이 향후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의 성공을 시험할 수 있는 새로운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국내 모바일 인터넷의 아쉬움
구글·야후의 모바일 인터넷 강화 선언이 기술적 변화를 동반한 것은 아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다양한 통신 서비스 사업자들이 사용자 접속이 용이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속속 선보였고, 그중 일부는 국내에서 이미 활성화 된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모바일 서비스 제공은 특정 기업에 의한 지엽적인 형태로 제공돼 사실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구글과 야후의 행보에 대응하기는 턱없이 역부족이다. 국내의 통신 기술이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현실 속에서, 한발 앞선 시각과 조건을 갖추고도 구글과 야후의 뒤늦은 행보에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쉬움으로 남는 이유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