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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제한법 부활 논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10-25 22:06

이상묵 상무 삼성증권 상무, 경제학 박사

세상의 문제들이 법을 제정하는 것으로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모든 문제에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고, 그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형상 나타나는 결과만을 대상으로 처방을 가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고리 대금업자에 대한 비판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거의 모든 문화권의 소설에서 고리 대금업자는 가난한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 기생충으로 묘사되어 왔다. 서구에서도 중세까지 이자를 받는 것을 금기시 해왔고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지금도 이자를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이자를 받지 않고는 빌려줄 인센티브가 없다. 그 이자 수준은 돈을 빌려주는 대신에 직접 그 돈으로 사업을 벌이는 경우에 얻을 수 있는 수익률과 최소한 같아야 한다.

또, 돈을 빌려간 사람이 갚지 않을 위험도 반영해야만 한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이자 몇 푼 받다가 원금을 날릴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이자가 그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누구도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돈을 빌리려는 사람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이자제한법 부활 논란은 대부업자들이 서민들에게 연리 200~300의 높은 금리를 물리는 극악무도한 일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금리 수준은 실제보다 과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며, 이자 수준을 법으로 제정한다고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금리가 년 200%가 넘는다는 것은 너무나 터무니없어 보인다. 그러나 100만원을 빌려주면서 한 달 후에 120만원을 받는 경우를 상정해보자. 이런 경우 금리는 월 20%이고 이를 연리로 환산하면 240%에 달한다.

또 100만원을 대출하면서 한 달 후에 110만원을 갚도록 한다면 금리는 월 10%이고 연리로는 120%에 달한다. 대부업체들이 년 200%가 넘는 금리를 받는다는 사실이 이러한 사례에 기초한 것이라면 금리가 200%를 초과한다는 비난은 말 그 자체로는 틀린 말이 아니나 서민을 질식시키는 정도의 폭리라고 하기는 어렵다.

간단한 서류만으로 신용으로 소액을 대출하는 대부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금액에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관리비와 채무불이행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100만원을 대출하면서 한 달 후에 110만원에서 120만원을 상환하도록 하는 것을 폭리라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 돈을 빌리는 서민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급전을 간편하게 빌리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정도는 지불할 용의가 있을 수도 있다.

이자제한법 부활 논의가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대부업체의 고금리 현상에 대처하는 우리사회의 접근법이 비건설적이라는 점이다. 대부업체들이 그렇게 높은 금리를 받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관리비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수준의 금리를 받더라도 초과이윤을 누리기 힘든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 금리를 낮추는 근본적인 방법은 관리비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사회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대부업자들이 서민의 신용상태를 체크하고 대출을 실행하고 회수하는 프로세스가 보다 낮은 비용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소득 및 재산 현황에 대한 정보, 신용도 등에 관한 정보를 대부업체들에게도 낮은 비용으로 제공해 주어야 한다. 또한 채무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법적인 장치를 효율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관련 공공기관이나 법원이 약자를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정보의 제공을 기피하고 법의 집행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면 대부업체들은 높은 관리비와 채무불이행 위험을 상정하여 금리를 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신용상태가 불량하고 수시로 채무를 불이행하는 불량한 사람들의 문제로 인해 신용상태가 상대적으로 좋고 채무불이행 의사가 없는 선량한 서민들에게 부담이 가중되게 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려면 보다 경제를 활성화시켜서 서민들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서민의 상환능력을 높여주어야 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와 같은 노력은 등한시하고 이자제한법을 통해 금리상한을 설정한다면 대부업체들은 수익을 낼 수 없어 영업을 그만 둘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다른 가능성은, 대부업체들이 높은 금리를 통해 초과이윤을 누리고 있는 경우이다. 실제로는 그 보다 낮은 금리를 부과하더라도 정상적인 이윤이 나지만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대부업자의 진입을 촉진함으로써 대부업자간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건설적인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부업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 주어야 한다. 고리대금업자라든가 서민의 등을 치는 존재라든가 식의 사회인식은 대부업자의 진입을 저해한다.

이자제한법 부활 논의도 대부업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기초한 것이다. 서민에 대한 대부업의 고금리 부과 문제는 대부업자도 이윤을 추구하는 존재일 뿐이라는 인식에 기초하여 접근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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