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무전문가들은 골프회원권에 대해 “담보대출을 받을 때 부동산보다 유리하다”고 말한다.
골프회원권담보대출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1일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골프회원권담보대출 ‘나이샷 대출’의 대출잔액 규모가 200억원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골프회원권을 담보로 회원권 시세의 60~75% 수준에서 최대 5년까지 8~9%대의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이밖에 신안그룹 자회사인 신안저축은행은 신안이 운영하는 리베라, 관악, 에버리스를 포함해 리츠칼튼, 이스트밸리 등의 회원권을 소지한 사람은 보증인과 대출서류 없이 즉시 시세의 6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 금리는 연 11.5∼15%다.
부림상호저축은행은 시세의 50%까지 연 12%의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있고, 신라저축은행은 신라CC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골프회원권 담보대출’상품을 팔고 있다. 이 상품은 신라CC의 회원권을 갖고 있는 개인 및 법인이 회원권가격의 60% 이내에서 대출을 받는 상품으로 9.5% 금리에 1%의 대출취급수수료를 받고 있다.
저축은행이 터를 닦아온 시장을 시중은행도 공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으로는 처음 골프회원권담보대출을 지난 8월부터 취급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골프장 회원권은 국세청 기준시가의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외 지역 회원권은 기준시가의 절반정도가 한도다.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수준의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변동금리대출은 6.2~7.1%, 고정금리대출은 6.7~7.6%의 이자가 적용된다.
◆ 왜 골프회원권인가?
보통 부동산담보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근저당 설정비 및 감정비 등이 뒤따르고 상당히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고가인 골프회원권을 담보로 내놓을 경우 설정비가 없고 당일 또는 익일이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신속함까지 갖추고 있다. 또 중도상환시 수수료도 거의 없다는 장점도 있다.
또 골프대중화로 회원권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회원 대부분 VIP이기 때문에 취급은행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한 세무사는 “골프회원권은 재산세가 과세되지 않고 대출시 각종 수수료가 부동산담보대출에 비해 훨씬 적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안정화정책으로 인해 아파트에 대한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에게는 하나의 대체상품”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고객들도 환금성이 뛰어나고 투자 및 이용혜택까지 가능한 골프회원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태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수년간 쌓아온 회원권시장 특성 및 유통구조, 이용고객의 성향 등을 충분히 파악해 시장위험을 피하면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골프회원권담보 대출도 위험은 안고 있다.
회원권 보유세 부과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경기둔화라는 거시경제적 불안감으로 시세의 불안감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골프회원권은 평균시세가 21% 급등락하는 널뛰기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 스포츠마케팅도 활발
일부 저축은행은 아예 골프구단을 창단하거나, 대회를 직접 후원하는 등 훨씬 골프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삼화저축은행은 올 1월 골프구단을 만들었다.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선수들에게 연봉 개념의 계약금을 지급하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적용받는다. 의류와 용품 그리고 동계훈련비용도 보조한다.
박도규, 강경남, 김상기, 최성호, 권명호, 정성한 등 정상급 골퍼 6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골프단을 활용, 삼화는 VIP프로암대회와 자선골프 이벤트 등을 개최하고, 소속선수들이 프로골프대회에 나가 선전할 때마다 언론을 통해 이를 적극 홍보했다.
각종 골프대회때마다 삼화저축은행의 이름이 불려지며 홍보효과가 크다는 평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해 SBS골프 코리안투어의 10개 대회를 후원했고, 올해부터는 ‘제피로스오픈’ 남자프로골프대회(KPGA)를 주최하며, 본격적인 스포츠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이번 제피로스오픈 대회는 9월 14∼17일 제주 제피로스CC에서 열렸으며, 대회 하루 전날에는 프로암대회를 통해 고객들과 프로선수들이 함께 경기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됐다.
신현규 대표는 “골프 애호가들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이고 저축은행 고객들의 상당수가 골프 애호가라는 점에서, 타켓 마케팅에 적절한 분야”라며 “앞으로도 골프대회를 지속적으로 주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골프회원권대출 업체
업체명 대출한도 대출금리 비고
한국투자상호저축은행 시세의 60~75% 연 8~9% 대출기간 최장 5년
신안상호저축은행 시세의 60% 연11.5~15% 신안그룹이 운영하는 골프장외 다수
부림상호저축은행 시세의 60% 연12% 개인과 법인
신라상호저축은행 시세의 60% 연 9.5% 신라CC 회원 대상
삼성생명 시가의 60~70% 연14%(기업), 연14.5%(개인) 개인 및 법인
부산은행 시가의 70% 연8.75~9.75% 부산은행 고객에 한함
동양화재 시가의 80% 연8% 주중회원권 소지자 및 구입 예정자
흥국생명 시가의 60% 연8.9% 개인 및 법인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