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는 지난 20일 한불종금의 지분 70.17%를 1대 주주인 소시에떼제너럴(SG)과 한진그룹으로부터 전량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인수하는 지분은 프랑스 SG은행이 보유한 41.45%와 대한항공, 정석기업, 한국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이 소유한 28.71% 등 전체 지분을 합한 70.17%이다.
메리츠증권이 377억원, 메리츠화재가 86억원을 각각 부담해 총 463억원에 인수하게 된다.
이로써 자산 4000억원대의 한불종금은 메리츠화재 3조2000억원, 메리츠증권 1조3000억원 등 총 자산규모 5조원대의 메리츠금융그룹의 일원이 되게 된다.
◆ 한불종금 “보수적인 SG영향 벗어났다”
이에 대해 한불종금은 그동안 제약이 심했던 SG은행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에 기뻐하는 모습이다. SG은행은 심사파트를 맡으면서 굉장히 보수적이었다.
한불종금 관계자는 “IMF당시 3000억원의 자산이 300억원으로 떨어지는 추락을 경험한 SG가 신규투자나 여신에 사사건건 관여하는 등 사업의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메리츠의 이번 인수가 종금업의 전망을 증권업에 비해 어둡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 아니냐”며 향후 전망을 밝게 봤다.
특히 증권업과 일부 겹치는 것도 있지만 운용부문은 그렇지 않아 한불종금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다.
그동안 한불종금은 부활을 위해 매진한 결과 지난 결산기(3월 결산) 기준 27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3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 왔다.
재원도 없고 자본금 규모가 취약한 상태에서 대출 등 자산베이스 사업을 중단하고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에 주력해왔다. 경영상태가 안정궤도에 올라섰다는 판단아래 최근에는 대출 등 자산기반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예금 및 대출금리를 올리는 작업에 착수했고, 대출을 위한 신용공여를 5000억원으로 높였다. 특히 지점이 없다는 취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고객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온라인 펀드쇼핑몰’을 개설하는 등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왔다.
외부의 평가도 메리츠금융그룹과 한불종금의 인수가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등 종금업무를 함께 취급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성장성이 단적인 사례라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불종금이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어 기업가치에 따른 지분법평가이익이 예상되고 향후 여신업무 수행이 가능해지는 등 사업적 측면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금호종금, 증권업 진출 계획
한불종금과 함께 유일하게 남은 종금사인 금호종금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금호종금은 지난 결산에서 1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자산수익률(ROA)은 2%로 금융권산업 전체 ROA 1.23%보다 높다.
특히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1%를 기록하고 있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3월 11.3%에서 올해 3월말 13.6%로 높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금호종금은 향후 증권업 진출을 통한 금호그룹의 금융투자회사의 한축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역량 강화에 주력하면서 매년 20%씩 총여신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여신 지원을 위해 기존 수십억원대의 자산가가 주류를 이루던 예금 대상자를 5000만원 이하 금융소비자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종금의 진로는 모기업의 의지가 어떤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종금업계 관계자는 “모기업이 금호종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대우건설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금업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도 외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메리츠증권 관게자는 “CMA 및 할인어음 시장에서 과점체제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고, 주식 브로커리지 업무를 제외한 다양한 투자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종금업의 영업권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종금사 주요업무
쪾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의한 시설대여업무 및 팩토링업무
쪾 증권투자신탁업법에 의한 증권투자신탁업
쪾 선물거래법에 의한 선물업무
쪾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한 신용정보업무
쪾 증권투자회사법에 의한 자산운용업무
쪾 어음, 채무증서의 발행, 할인, 매매, 중개, 인수 및 보증
쪾 설비자금, 운전자금의 투융자
쪾 유가증권의 인수, 매출, 모집 또는 매출의 주선, 매매
쪾 외자도입, 해외투자, 기타 국제금융의 주선, 외자의 차입 및 전대
쪾 채권의 발행
쪾 기업의 경영상담, 인수합병등에 관한 용역
쪾 외국환 거래법에 의한 외국환 거래
쪾 업무용 부동산의 임대업무
쪾 주택저당채권유동화회사법에 의한 채권유동화업무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