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규운 VFC 교육이사는 최근 금융권에서 PB 등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각종 내·외부 교육이 줄을 잇고 있지만, 이보다 앞서 ‘쉽’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밝힌다.
그는 “쉽(Ship)은 한편으로 배를 의미합니다. 배는 목적지를 정하지 않으면 항구에서 출항할 수 없죠. 또 출항을 위해선 정확한 해도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즉, 항구를 출발하는 배처럼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정확한 지도를 가져야만 풍랑이나 암초 등 어떤 어려운 환경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이 같이 쉽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고객과의 관계에서 ‘back to the basic’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 전문지식이라는 것은 부족하면 언제든지 노력함으로써 얻을 수 있지만 인성 등 기본적인 쉽은 개개인의 차이가 커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둘째, 서번트리더쉽(servant leadership)의 강조다. 즉, 내가 대접받길 원하면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구절의 말은 고객과의 황금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채 이사는 쉽 교육에 앞서 각각의 성향파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사람마다 성격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성격진단 프로그램인 MBTI나 심리상담 등을 통한 당사자 이해가 필요하다고 밝힌다.
특히 영업 일선에 종사하는 경우 간혹 “간 쓸개를 다 빼놓고 영업하라”는 상사의 엄명(?)이나 교육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채 이사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교육이라고 꼬집는다. 즉 자아와 자존심이 강한 성격을 지닌 경우 이 같은 교육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
그는 또,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그 고민의 원인은 가족, 일, 혹은 알코올중독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상담, 현실요법, 임상심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전한다.
이밖에도 “배우자간에도 그렇지만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기대하는 이상형이 다르기 때문에 갭(Gap)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데도 내가 보는 눈, 배우자 혹은 친구가 보는 눈, 회사에서 보는 눈, 객관적 검사를 통한 눈, 이상향에서 보는 눈 등 다양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결국 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채 이사는 “보통 고객과의 관계에서 범하는 실수가 고객을 설득하려는 것인데 설득이란 일방적으로 한쪽을 굴복시키는 것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며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공감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채 이사는 VFC 신입직원을 대상으로 라브리(L’ Abri) 비즈니스스쿨 교육을 통해 쉽 교육을 실천해오고 있다. 라브리란 불어로 ‘피난처’란 뜻.
작년 7월부터 시작한 이 교육은 오는 18일 18기 수료생을 배출하며, 총 100여명이 이 과정을 거쳐 갔다. 라브리 교육은 개개인의 삶 전체에 관심을 갖고, 다양성을 이해하며, VFC 일원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금융대전으로 표현될 만큼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수단적인 교육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며 “교육 또한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