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지속적인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정부당국의 보험제도 개편에 힘입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지난 2004년 이후 매출비중 50%를 초과하며 명실상부한 주력 보험상품으로 자리잡은 장기보험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車보험료 인상효과 ‘손해율 잡는다’
손해보험업계 실적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내년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자동차보험료 인상으로 자동차보험의 영업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 11월과 올 4월 두차례에 걸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데 이어 이달 또다시 보험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기가 1년인 자동차보험의 특성상 보험료 인상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난다”며 “거기에 원수보험료가 경과보험료로 인식되는 시차까지 감안하면 자동차보험료 인상효과가 완전히 반영되기 위해선 사실상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손해보험업계의 가격경쟁 완화 조짐과 정부의 자동차보험요율 제도 개선도 수익확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동차보험의 만성적자 구조의 원흉으로 지목돼 온 과당경쟁의 경우 온라인자동차보험 등장 이후 점차 그 열기가 식어갔고, 최근에는 2위권 다툼이 심한 대형 손보사들조차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정책방향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할증제도의 개선정책도 수익성 확대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정부는 최근 최고 60% 할인받는 무사고 운전기간을 현행 7년에서 단계적으로 10년이상 조정하겠다고 밝혔고, 이 경우 최근 만연화되고 있는 가해자 불명의 소액사고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손보사 관계자는 “40~60%의 고할인혜택을 받고 있는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손해율은 여타 할인·할증 계층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손보사 입장에서는 이들 계층이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보험사업자라는 책무로 인수를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손해율 잡지만 급격한 순익기대는 ‘시기상조’
다양한 자동차보험 순익 활성화 요건들이 포진돼 있지만 보험전문가들은 자동차보험 영업적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익확대를 위해선 대대적인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지만 만 1년도 안돼 3차례나 보험료를 인상했기 때문에 그 인상폭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9월 보험료 인상 소식을 접한 자동차보험 가입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손해보험사들이 과당경쟁으로 인한 손실을 보험가입자들의 주머니에서 만회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함께 수리비 인상 등 보험원가의 상승도 수익경영을 위해선 넘어서야만 하는 난제중 하나이다.
특히 경기여건과 상관없이 주 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차량운행빈도가 증가하는 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음주운전 등 교통법규 위반 단속이 뜸해진 점도 사고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업비 절감노력도 현행 자동차보험시장의 경쟁상황을 고려한다면 쉽지만은 않다.
사업비를 축소할 경우 단번에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데다 영업조직의 관리비용도 매년 중가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손해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5개사의 평균 사업비율은 오히려 전년동기에 비해 1%p 상승한 31.4%를 기록했다.
이에 보험전문가들은 최근 여러 노력들로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지만 그동안 고착된 적자구조를 한번에 바꾸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자동차보험 활성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 장기보험, 손보사 장밋빛 미래의 ‘키포인트’
자동차보험의 실적개선이 점진적인 반면 장기보험의 수익성은 내년도부터 대폭 개선돼 손해보험업계의 수익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만기도래 △장기보험 기발생미보고 준비금(IBNR) 적립부담 감소 △투자영업이익 상승세 편입 등이 장기보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장기보험 호재 영향별로 살펴보면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올해와 내년도에 60.5%가 몰려 있다. 바꿔 말하면 내년부터는 고금리 고정금리 보험상품들의 준비금 부담이 대폭 완화되면 손해보험사들의 장기보험 손해율 하락에 크게 일조한다.
특히 대형 5개사중 장기보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경우 오는 2008년까지 고금리 고정형 준비금의 대거 만기도래로 인해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효과가 가장 큰 보험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장기보험 위험경과 보험료를 기준으로 지난 2004년 5%, 2005년 10%, 2006년 15% 내외(추정치) 수준으로 적립되던 장기보험의 IBNR 적립부담이 지난 1분기로 적립률 상향조정이 완결되면서 대폭적으로 감소한다는 점도 장기보험의 수익성 개선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증권에 따르면 대형 5개사의 경우 내년도 IBNR 적립부담은 약 0.6%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증권 구철호 연구원은 “내년부터 대폭적인 투자영업이익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호재가 몰려 있다”며 “주력보험상품인 장기보험의 수익성 개선은 전체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