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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 포커스] 대부업체 영토 확장 본격화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6-08-20 23:01

66% 급전서 8%대 주택담보 대출까지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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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 포커스] 대부업체 영토 확장 본격화
세계 최고의 금융기법과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미국계 투자은행 메릴린치와 초일류 영국계 금융그룹 SCB(스탠다드 차타드 뱅크)가 한국 대부업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부업체들의 영토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외국계 대형 금융회사들은 저금리 주택담보대출 시장만을 공략하면서 기존의 대부업체들과는 영업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제도권 금융시장까지 영역확장

금융감독 당국의 규제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주춤한 틈새를 치밀하게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달 3일 영업을 개시하면서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페닌슐라캐피탈(이하 PCC)은 강남·분당 등 수도권에서 금감원의 대출 규제로 생긴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영업 개시 한달 만에 150~250억원 가량의 신규 대출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취급하는 담보대출은 아파트뿐이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반주택이나 토지는 취급하지 않는다.

PCC가 제공하는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는 6.39~13%. 평균적으로 7%대 후반에서 8%대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 정도면 다른 대부업체가 따라오기 힘든 저금리다. 국내 캐피털업체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대부업협회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카드사 20~28%, 캐피털사 20~40%, 할부금융사 30~50%, 저축은행 30~ 60%, 대부업체 40~66%, 불법 사금융 67~500% 대로 형성돼 있다.

최고의 금융기법과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외국계 금융자본들이 한국의 대부업 시장에 진입, 주택담보대출시장을 저금리로 집중 공략하면서 저축은행과 여전사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제2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존 대부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던 저축은행들은 이들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여전사 역시 이들과의 경쟁에서 대출금리를 따라갈 수가 없을 것이란 위기의식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또 저축은행이나 여전사들은 금감원으로부터 엄격한 감독을 받아야 하지만 대부업의 감독주체는 지방자치단체여서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시중은행의 손발을 묶은 동안 외국계만 사각지대에서 돈을 벌어가는 격”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PCC도 처음부터 대부업을 할 생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털처럼 할부금융사를 하려고 했지만 할부금융사의 경우 여신전문법에 따라 50%는 할부금융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포기했다는 것.

◆ 브랜드 인지도 ‘UP! UP!’

광고전쟁도 뜨겁다. 황금 시간대에 톱 탤런트 등을 동원한 TV 광고를 내보내는가 하면 무이자 대출이나 추천 고객 마일리지 지급 등 각종 이벤트를 통해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거 이들 업체의 홍보 활동이 생활 정보지나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활용한 소극적 마케팅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놀랄 만한 변화다. 열에 아홉이 모집인을 중간에 낀 형태로 영업을 해왔는데, 지금은 ‘브랜드’ 알리기를 통한 직접영업에 사활을 걸었다. 법률제정과 함께 등록업체가 많아진 결과 합법적인 홍보·마케팅전략을 찾기 시작한 셈이다.

현재 신문·TV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업체는 줄잡아 5~6개 업체다. ‘러시앤캐시(아프로그룹)’, ‘산와머니’, ‘리드코프’ 등이 선두주자다. 각종 이벤트에도 열심이다. 마일리지 지급은 물론 때때로 무이자 대출까지 불사한다.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배드뱅크를 설립한 곳(아프로그룹)도 있다.

대부업체의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업계의 ‘영원한 숙제’인 조달금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동안 국내 대형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털 등에서 연 15%대 안팎의 금리로 자금을 끌어왔던 게 현실. 하지만 국내 대부업에 진출한 메릴린치나 스탠다드차타드뱅크(SCB) 등 외국 업체들은 자국에서 6∼7%의 금리로 돈을 들여와 영업을 한다.

세계적 금융자본 진출로 저축銀 입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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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국내 업체들도 해외의 싼 자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리드코프는 올초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형태로 67억원을 해외에서 끌어왔다.

웰컴크레디라인과 바로크레디라인도 지난달 외국자본을 유치했다.

◆ 대부업 시장도 양극화 심화

대부업계의 성장배경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어쨌든 ‘돈’이 된다. 부정적 이미지에 경쟁까지 치열하다고 아우성이지만 그럼에도 불구, 신규업체가 난립하는 건 ‘수익모델’이 괜찮기 때문이다. 불편함을 무릅쓰고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려는 건(등록) 이런 이유에서다. 당장 조달금리를 20%라고 했을 때 이자상한선 66%만 지켜도 마진율은 괜찮다. 물론 전제조건은 리스크 관리다. 불량채권이 많아지면 200%를 받아도 감당할 수 없다.

이재선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사무총장 대행은 “등록업체 1만6,000여개 중 상위 300~400개 업체는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계는 사정이 더 낫다. 조달금리가 6~8%대에 불과해 대출이자를 66% 밑으로 끌어내려도 경쟁력이 생긴다. 여기에 규제도 덜하다.

대부업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다. 금감원 규제대상도 아니다. 성장성도 좋다. 이제 금융양극화는 대세다. 은행문턱을 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나날이 증가세다. 상황이 이러니 대부업계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기업형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재일교포 등 일본계 자본과 연계돼 있는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등 수위권 대부업체들은 연 25% 이상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 3위권 이하 업체들과의 격차를 10배 이상으로 벌려 놓은 상태다.

양석승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회장은 “일본의 경우도 1990년대 후반부터 씨티그룹이나 GE그룹이 진출하면서 대부업체의 대형화가 가속화돼 현재 상위 10개 업체가 대부업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한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고금리 불구 이익률 4.7%

토종 대부업체들은 연 66%까지 고금리로 자금을 빌려 주더라도 실제 얻는 연간 수익률은 5%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비용 등이 만만찮은 데다 연체율이 40%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올 초 실시한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 22개 대부업체 원가율은 40%에 달했지만 운용수익률은 훨씬 낮은 27.7%에 그쳐 이익률은 -12.2%였다.

다만 대부중지, 기업대부, 무차입대부 등의 특이요인이 있는 10개 업체를 제외할 경우 원가율은 29.1%로 낮아져 이익률은 4.7% 정도로 늘어난다.

원가비율 40%에서 이자비용이 12.2%를 차지하고 있고 영업비용은 14.4%, 상각 매각 3개월 이상 부실채권 등 부실채권 비용은 각각 13.3%를 차지하고 있다.

이자수익을 대출금으로 나눈 운용수익률은 22개사 평균 27.7%였고 특이요인이 있는 10개업체 제외땐 33.8%로 높았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법정금리 상한이 66%지만 대출의 42.6%가 연체여서 실제 운용수익률은 30%도 안된다” 고 설명했다.

토종 대부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하다. 전체 대출자산 대비 차입금 비율도 52%로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대출자산이 10억원이라면 이중 5억2,000만원은 빌린 돈으로 다시 빌려준 꼴이다.

대부업체가 주로 빌리는 차입처를 묻는 질문에 ‘개인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69.5% 였다. 이 밖에 은행(27.5%), 저축은행(2.5%), 해외(0.5%) 등의 순이다.

차입금 조달금리는 평균 21.6%였다(한소협). 법인사업자(평균 17.38 %)가 개인사업자(평균 21.77%)보다 낮은 금리로 차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대형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털 등에서 연 15%대 안팎의 금리로 자금을 끌어쓰고 있다.

국내 대부업에 진출한 메릴린치 등 외국업체들은 자국에서 연 6~8%대 금리로 자금을 들여와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영세한 대부업체들이 정상적인 영업으로 이익을 내기가 힘든 상태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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