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새삼 다시 부각됐지만 이미 두차례의 경험상 증시의 흐름을 뒤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일 국내 증시는 개장 직후 다소 패닉조짐을 보이는 듯 했지만 곧바로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각 증권사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과거의 몇 차례 경우와 비교해 봤을때 국내증시에 미친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실제 지난 1998년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와 2004년 9월 23일 두 차례의 북한 미사일 발사가 이슈가 됐던 무렵 국내증시는 단기적인 조정만 보이며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다만 시장이 우려하는 부분은 잠시 주춤했던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다시 되살아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무디스와 S&P 등 국제적 신용기관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주시하고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감이 무색하게 외국인들은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97억원을 순매도했고, 선물시장에서는 4159업종, 총 3434억원을 순매수 했다.
이와 관련 교보증권 투자전략팀 이우현 과장은 “오늘 장중 외국인들의 투자포인트를 분석해보면 북한 미사일발사와 관련한 리스크관리보다는 오히려 향후 국내장세를 유리하게 보고 저평가 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단 미국이 향후 강경책을 쓸지, 그냥 완만히 주시할지가 현 시장이 제일 궁금해 하는 부분”이라며 “현재로서는 미국이 강경책을 쓰는 방안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전망이고, 장기적으로는 그동안 우려돼왔던 미사일이 발사됨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현대증권 김지환 투자전략팀장 역시 “이번 사태는 정치 외교적 측면으로 흡수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겠지만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놓고 봤을 때는 심리적인 단기조정에서 곧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번 미사일 발사가 추후 증시에 미칠 영향으로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미사일발사가 과거 벌어졌던 환경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어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한화증권 임노중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와 달리 이번 미사일 사태는 향후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해 경기하강을 가속화 시킬 우려도 있다”며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전망했을 때 남북관계 악화는 물론 국내 외평채 가산금리를 상승시키고 국가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국내 소비부문 투자 호조의 지속적인 주도는 소비투자 심리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현재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국제적인 신용도와 관련해서 임노중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사태이후 펀더멘털상 상향조정되어야 할 우리국가와 국내기업들의 신용도가 그동안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상향조정이 되지 못한 상황이었다”면서 “그동안 우려됐던 북한미사일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당분간 국제적인 신용상향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미사일 발사의 단기적인 조정세가 다음주부터 시작될 국내 2분기 기업실적발표와 맞물려 투자심리를 다시 되살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동양종금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이번 미사일발사로 대두된 단기 조정심리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국내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일과 겹치면서 곧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촉매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러나 본격적인 증시의 상승무드 여부는 오는 8월 열리는 FOMC회의에 의해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