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사회로 치닫고 있는 지금 은퇴설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메리츠증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오는 8월, 기존 퇴직자를 1차 타깃으로 은퇴설계 프로그램인 ‘freedom 55’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양광영 메리츠증권 SI실 실장이 있다. “freedom 55는 펀드와 증권투자를 기반으로 한 1차 서비스를 중심으로, 상속·증여를 위한 세무, 나아가 창업지원 등을 아우르는 은퇴설계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1차 프로모션은 기존 퇴직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향후 퇴직예정자, 자영업자는 물론 중년주부로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양 실장은 전한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양 실장은 “이 프로그램은 메리츠증권을 은퇴 전문사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메리츠증권이 은퇴시장에 눈을 돌린 계기는 자본시장통합법 통과와 무관치 않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증권사인 메리츠가 이 파고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니치(niche)마켓에서의 전략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reedom 55’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넘어서고 있다. 메리츠증권 마케팅조직을 재설계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양 실장은 ‘Sales Innovation’의 약자인 SI실을 ‘Soft Innovation’으로 부른다. 작은 혁신을 이뤄 변화를 준비하고 대응해 나가겠다는 소박하지만 큰 포부가 속내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4년 8월부터 시작한 아웃도어세일즈(ODS)를 최근 강화하고 있다. 현재 50명인 인력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연고와 지인을 통한 세일즈가 가장 파워풀한 마케팅수단이라는 것이 최근 자체 조사를 통해 파악됐기 때문이다.
ODS인력이 집중 배치된 여의도 영업부의 경우 최근 수탁고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양 실장은 “보험사, 벤처기업사장, 수의사 등 타 산업에서 경력을 쌓은 분들이 ODS의 주축인력”이라며 “어떤 분야든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산업과 생리를 가장 잘 아는 것 같다”고 전한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최근 조사한 순추천 고객지수(NPS, Net Promoter Score) 결과로 자신감을 얻고 있다. 국내 증권업종 평균인 -60%보다 꽤 높은 점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양 실장은 “충성고객이 많다는 것은 우리의 강점”이라면서도 “NPS에서 밝혀진 충성도 높은 상위그룹 고객에 대한 케어프로그램과 중위그룹인 Gold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가 남은 숙제”라고 말한다.
또 그는 “NPS를 메리츠증권의 대고객지표로 삼을 계획”이라며 “고객 목소리를 CEO가 직접 듣는다는 모토아래 고객관리를 해 나가겠다”고 밝힌다.
이밖에도 메리츠증권은 인력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연간 1인당 직원교육시간이 146시간에 이르고 있는 것. 작년 6월부터는 신입사원 멘토링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양 실장은 “마케팅능력과 함께 각종 지식과 정보를 전수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멘토링제도의 경우 선배들의 노하우를 직접 전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치열한 영업전선에서 혹 낙오하기 쉬운 신입사원들을 케어해주는 계기가 됐다”고 전한다.
그는 메리츠증권의 경쟁상대로 보험사를 꼽았다. 내년 FP시장이 개방되면 당장 독립보험대리점(GA)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freedom 55를 통해 보험위주의 은퇴설계를 펀드와 증권으로 재편하고, 아웃도어세일즈팀인 ODS를 통해 이들과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다.
1차 목표도 정해져 있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선 고객 1만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의사, 변호사 등 각 직군별 전용프로그램을 통해 니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