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흥은행과 통합해 이제 1만1000여명의 직원을 만족시켜야 하는 신한은행 직원만족센터 박종연 부장의 이른바 직원만족 철학이다.
그 역시 일주일 내내 직원들 얘기를 듣고 또 불만족스런 부분은 조금이라도 해소해주기 위해 바쁘다.
박 부장은 “지난주엔 부산과 대구에 다녀왔어요. 직원들의 경조사 특히 조사를 챙기느라 주중에도 지방을 자주 내려갑니다”라고 털어 놓는다.
“경조사에 가면 영업점장이나 직원들이 많이 모이죠. 제가 가면 직원만족센터 부장 온김에 얘기나 해보자며 이런 저런 문제나 개선해야 할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얘기 하더군요. 특히 해당 지역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경조사를 꼭 챙기는 이유 중 하나다.
이렇게 들었던 내용에 대해선 서울에 돌아오는 즉시 총무부든 인사부든 해당 부서에 얘기해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일주일에 두어 번은 경조사를 챙기느라, 그리고 직원들을 상담하느라, 주말엔 또 직원만족강좌에 참여하느라 그에게는 주말이 따로 없다.
이 때문에 “어떨 땐 정작 센터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을 정도”라며 겸연쩍어 한다.
통합신한은행이 출범하면서 그의 몫은 더 늘어났다.
통합이후 교차발령 등으로 혹시 모를 갈등이 빚어질까 대화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그래서 센터 내 6명의 상담사들은 4월부터 올 연말까지 전국 곳곳의 180개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직원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
“작년엔 80개 점포를 방문했는데 올해는 통합 이슈가 있어 무리이기는 하지만 180개 점포를 돌아다니며 직원들의 고충이나 직원간 불편한 문제 등에 대해 들으려 합니다”
“고객과 그 접점에 있는 영업점 직원 모두 통합으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시스템 통합과 함께 우리는 감성통합이 가능하도록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죠”
박 부장이 직원들의 만족을 위해 신경 쓰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봉사활동이다. ‘어디를 가도 신한은행 봉사단이 있더라’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와 신한은행의 지론이라는 것.
얼핏 들어선 직원만족과 봉사활동의 상관관계를 찾기 힘들다.
박 부장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지만 “실제 봉사활동 현장에 가보면 평소엔 생각 못했던 내 삶, 신한은행 직원으로서의 삶이 행복하고 고맙다는 점을 스스로 느끼게 되고 그 느낌은 결국 직원만족으로 이어 지거든요”라고 한다.
그래선지 지난 2004년에 발족한 봉사단은 지난해에만 총644회 봉사활동을 했고 7290명이 참여했다. 당시 신한은행 직원 6000명. 직원 당 한번 이상은 봉사활동에 참여한 셈이다.
그리 길지 않은 인터뷰를 끝내기 무섭게 행장·임원들과 ‘사랑의 의원’이란 곳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며 바쁘게 문을 나서는 그는 뒷모습마저 듬직한 신한맨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