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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언] 동남아허브를 보면 동북아중심국이 보인다 (상)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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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3-05 21:48

산업은행 신탁본부장 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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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언] 동남아허브를 보면 동북아중심국이 보인다 (상)
“사업환경 최적화로 해외 기업 유치”

“미래 성장산업 발빠른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 지혜”

부존 자원이 거의 없고 농토 역시 부족했던 싱가폴은 60년대부터 중계무역을 시발로 일자리 확충에 나섰다. 말레이시아와 공동시장을 형성해 무역을 보완, 산업화한 것이다.

UN의 도움을 적극 활용하는 지혜도 발휘했다. 산업화 전문가를 파견 받아 그 유명한 경제개발청(EDB)을 설치하면서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 리더들에게 분야별 지휘권을 줬다. 이들은 장차 싱가폴 경제를 일으킨 주역으로 성장한다.

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후 동남아허브를 향한 발돋움이 본격화된다. EDB는 외국인 투자자 관리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싱가폴 주택공사(HDB, Housing Development Board)를 통해 부동산 개발과 시장 형성에 나선 것도 이 무렵이고 홍콩 면화산업의 대체생산기지를 유치해 생산업자를 크게 늘렸다.

커피 무역이 중단되자 무역업에 종사하던 직원들을 TV생산 기술자로 활용한 기민한 선택으로 오늘날 IT산업의 밑바탕을 일궜다.

70년대 들어선 독일의 세계적 카메라 제조사인 Rollei를 비롯해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 기업을 유치하고 기술이전을 유도해 고급인력 육성과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기 시작했다.

물론 성장일로만 내달린 것은 아니다. 80년대 초 GDP성장률 평균 8.5%를 구가하던 싱가폴은 85년 -1.7% 성장률로 추락한다. 임금상승률이 해마다 20%를 웃돌았고 40%대에 이르는 세금 등으로 생산비용이 급증하는 바람에 위기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82년 세계적 다국적 제약기업 Glaxo유치를 필두로 생명공학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한 바 있었고 토탈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앞세우는 결단력을 발휘해 상황을 반전시켰다.

다국적 기업들에게 생산 뿐 아니라 구매, 실험, 판매 등 총체적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다. 이로써 동남아허브로서의 자격요건을 싱가폴은 완성해냈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우리나라에선 서비스 개념이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 여름 휴가철 어떤 주유소에선 젊은 여성 도우미들이 우루루 나와 진입하는 차를 안내해 준다. 보기는 좋겠지만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공공연히 전가된다. 찰나의 눈요기를 주는 대신 진정한 소비자후생을 박탈한다. 안전에 필수적인 사양을 옵션으로 하고 안전과 관련 없는 파워 윈도우 등을 기본으로 채택하는 자동차 업계의 관행도 따지고 보면 진정한 서비스 실행 정신과 어긋난다고 본다.

싱가폴은 다국적기업이 원하는 것을 갖춰주는 길이 나라경제를 일으키는 길이라는 점을 너무나 현명하게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게다가 여기서 그치지도 않았다. 60년대와 70년대 외국기업 유치가 이를테면 물량 위주였다면 80년대 후반부터는 아예 고부가가치 고품질 산업, 즉 Value for money을 적극 지향했다.

사업하기 좋은 나라란 점을 대외 만방에 적극 알리면서 싱가폴 주식회사 개념을 도입하는 발상의 전환을 이뤘다. 국내 산업 해외진출과 해외 기술의 국내진입을 통합 구현한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시도한 때가 이 무렵이다.

빈탄섬 리조트, 바탐 산업단지, 베트남-싱가폴 산업단지와 같은 해외 프로젝트 기반을 이 때 닦았고 벤처산업 육성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EDB가 직접 벤처기업 지분에 투자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이 또 있다. 이들은 벤처기업을 육성하기에 앞서 실리콘밸리 투자를 통해 선행학습을 거쳤다는 점이다.

아울러 90년대엔 지식기반산업 육성에 힘을 쏟았고 일부 외국인 투자유치가 실패로 돌아가자 비용절감 노력으로 난관을 돌파했다.

2000년대 들어 동남아 경기침체로 주력 산업인 금융서비스와 건축산업이 부진한 모습이긴 해도 기술력을 앞세운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어 물류 및 금융허브로서의 성장은 끊임 없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다 IT 성장이 한계에 봉착하자 교육·의료·바이오 허브 구현으로 방향을 틀고 있으며 내친 김에 요즘은 아트 허브 역할까지 자처하며, 명실상부한 ‘세계의 허브’로 발돋움하려는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7%를 웃도는 평균 성장률과 95년 이후 10년 넘도록 신용등급 AAA를 유지해온 싱가폴의 저력은 결코 값 싸거나 손쉽게 얻은 것이 아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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