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는 오는 3월부터 지표채권을 국고채 3년물에서 국고채 5년물로 변경한다고 지난 21일 발표했다. 이는 고령화시대를 맞아 채권만기 장기화 전략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으로 20년 만기 국고채가 발행됐으며, 개인들의 채권투자 유도를 위해 5년물 이상 국고채를 대상으로 한 원금이자분리제도(스트립)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교보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거래되는 절대 규모만 놓고 보면 국고 5년물을 지표채권으로 지정한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며 “이미 전체 국채발행 물량 중 차지하는 비중뿐만 아니라 거래비중 또한 40%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한국 지표채권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전반적인 금융시장 구조개편을 통해 회사채에서 국고채권으로 지표물이 변경됐다. 이후 정책당국이 지표채권의 만기를 장기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췄고 결국 3년물에서 5년물로 지표물이 바뀐 것.
공 연구원은 “단순히 시장 듀레이션이 확대됐다는 사실 외에도 통화정책의 장단기 금리 연결고리가 이전보다 견고해졌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외국의 경우 영국과 프랑스가 지난해 50년만기 국채를 발행했고, 일본은 30년, 말레이시아는 20년, 싱가폴은 15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
한편 스트립제도의 시행에 따라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선택폭도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스트립제란 채권의 권리 중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각각 분리해 시행하는 것이다.
예컨대 개인들 중 노령층의 경우 몇 년 후 큰 목돈을 받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이자가 나오는 상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젊은 층은 지속적인 이자보단 몇 년 후 일정규모의 목돈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스트립제가 시행되면 개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각각의 성향에 따라 입맛에 맞는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