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이 같은 호기를 살려 몸집을 키우거나 미래를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는 등 서로 다른 전략을 내놓고 있다.
◆ 저축은행 ‘자산·충당금 확대’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05년 하반기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당초 예상액(3861억원)보다 다소 증가한 4006억원으로 전년 동기(1584억원)보다 152.9% 증가했다.
금감원은 당기순이익 급증에 대해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유가증권 투자이익 증가(763억원), PF대출 취급증가에 따른 대출취급수수료 증가(493억원)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저축은행의 여·수신도 증가세를 계속 이어갔다. 지난해 말 현재 저축은행의 총 수신은 37조3000억원으로 4조6000억원(14.2%) 늘었으며, 총 여신 역시 35조4000억원으로 5조2000억원(17.1%) 증가했다.
한 가지 특징은 대형 저축은행의 수신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7개 대형 저축은행의 수신 증가액은 1조3145억원으로 전체 수신 증가액 1조8966억원의 69.3%를 차지했다.
여신 분야에서는 PF대출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PF대출은 총 5조6632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조9544억원 늘어나 5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3조9112억원에서 4조3835억원으로 12.1% 늘어났다. 이에 반해 소액신용대출은 2조172억원에서 1조4876억원으로 26.3% 줄어들었다.
각 은행별로 살펴보면, 나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자산 1위 은행으로 등극한 솔로몬저축은행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솔로몬저축은행의 반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대비 500% 급증한 126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매출액이 1275억원, 영업이익은 177억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0%, 영업이익은 553% 각각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자산이 증가한 동시에 자산 건전화 작업으로 이자수익이 증가해 이익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5235억원 늘어난 2조1700억원을 기록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 동기 8.2%에서 5.1%로 줄어 자산 건전성도 향상됐다.
회사측은 “올해도 여신실적 개선, 대손충당금 적립부담 감소 등이 예상돼 영업이익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1위를 내준 HK저축은행은 전년 결산에 이어 50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914억원, 영업적자 51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자기자본은 333억원으로 HK저축은행은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후순위채권을 잇따라 발행하면서 자본을 늘리고 있다.
한국저축은행은 전년동기 대비 77% 증가한 2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한 113억원, 매출액은 97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국저축은행은 영업이익감소에 대해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으로 충당금 적립액이 지난 반기 대비 100억원 가량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제일저축은행도 충당금을 늘리기는 마찬가지다. 당기순이익 규모가 42억원으로 기대보다 적고 영업적자 52억원을 기록한 것도 충당금을 400억원 가량 적립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자산은 1조8921억원, 매출액 9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을 때 건전성을 향상시켜 앞으로 위기시에 대비해야 한다”며 충당금 추가방침을 밝혔다.
서울저축은행은 지난해 총 순익(103억원)에 근접한 101억원의 순익을 반기에 올렸다. 자산도 전년분기(5877억원)보다 증가한 6462억원, 매출액은 468억원을 기록했다. 지방저축은행의 대표주자인 부산저축은행은 당기순이익 365억원, 매출액 871억원, 자산1조4225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진흥저축은행은 지난해 자산 1조원(1조367억원)을 처음 돌파하며 당기순이익 182억원, 매출액 611억원을 각각 기록했고, 푸른저축은행은 당기순이익 94억원, 매출액 527억원을 달성했다.
◆ 캐피탈업계 영업기반 확대
3월 결산법인인 산은캐피탈은 지난해(3/4분기)까지 440억원의 흑자를 기록, 전년 총순익 247억원을 넘어섰다. 이 기간 자본잠식을 완전히 해소하면서, 자산 2조4583억원 자기자본 314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산은캐피탈은 “리스·부동산 PF 등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벤처투자·CRC영업도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자금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상품 개발을 통한 상품경쟁력 확대 등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한국캐피탈도 지난해 3분기(4~12월)까지 누적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2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03억원으로 45% 증가했다.
유인완 한국캐피탈 사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채권 매입 등 고부가가치 영업을 강화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며 “영업팀을 영업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본부장을 집행임원으로 선임,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한 것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대우캐피탈은 지난해 16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2004년 대비 184% 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영업 2조5000억원을 목표로 정하고 국내 2위의 할부금융사로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캐피탈업계에서 눈에 띄는 곳은 롯데캐피탈. 2004년까지만 해도 482억원의 적자였던 회사가 지난해 2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과거 쌓아놓은 충당금이 제 구실을 하며 개인금융부분의 부실정리가 마무리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실제 롯데캐피탈은 3/4분기에 410억원, 2004년 400억원, 2003년 397억원의 충당금을 각각 쌓았고, 이에 맞춰 272억원, 1129억원, 1080억원의 대손을 각각 처리했다.
부실해결을 위해 2004년말 실시한 증자도 회사의 체력회복에 도움을 줬다.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건설, 부산롯데호텔, 대홍기획 등 롯데그룹의 5개 계열사를 통해 롯데캐피탈에 700억원을 증자했다.
롯데캐피탈은 앞으로 리스 부분에 주력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과 기반 여건 조성 등의 작업을 마친 상태이며, 다양한 리스 영업 방안을 모색하는 등 리스 금융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미캐피탈은 지난해 3/4분기까지 순익 63억원, 매출액 5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이 22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순익증규모가 처지는 모습이다.
<저축은행별 반기 실적>
(단위 : 억원)
<캐피탈 회사별 실적>
(2005. 4~12) (단위 : 억원)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