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리, 신한·조흥, 하나, 기업 등 5개 주요 은행이 올 한해 새로 문을 열 계획인 점포만 무려 223개에 이른다.<표 참조>
금융계 일각에선 점포 신설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예대마진이 줄어들면서 손익분기점도 과거보다 길어져 자칫 되돌릴 수 없는 ‘악수’를 두게 되는 점에 우려감이 짙어지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한해 국민, 우리, 통합신한은행,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주요 은행들이 새로 낼 점포만 무려 223개로 지난해 신설된 점포(128개)의 1.7배에 이르는 규모다.
우리은행의 계획이 단연 압도적이다.
올 한해 점포 100개 신설을 천명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도 45개의 점포를 신설해 가장 많이 늘렸다.
올 12월말 까지 열 한달이 남은 점을 감안하면 매달 9개의 점포를 새로 내야 하는 셈이다.
1097개의 최다 점포를 자랑하는 국민은행도 지난해 28개의 점포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도 33개나 새로 낼 계획이다.
곧 통합·출범할 신한·조흥은행도 올해 30개의 점포를 새로 낸다.
만일 올 한해 폐쇄하는 점포가 없고, 계획대로 점포 신설이 이뤄진다면 통합 신한은행의 점포 수는 조흥과 합쳐 총 966개가 된다. 우리은행이 100개 점포를 모두 낸다고 하더라도 841개를 훌쩍 뛰어 넘어 국민은행(1130개)을 바짝 뒤쫓게 된다.
우리은행으로서는 통합 신한은행 출범에 따라 자산규모가 3위로 밀려나고 영업 네트워크에서도 3위로 밀려날 수 있어 양 분야 모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필사적으로 뛸 수밖에 없다.
기업은행도 리테일 영업에 적극 나섬에 따라 점포도 최소 40개에서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20개를 계획하고 있다.
점포가 영업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은행들의 점포 확장 배경에는 해당 지역에서의 영업 선점이라는 목적이 짙다.
20억~수백억에 인적자원 들여 출혈 공세
“손익분기점 도달 기간 길어져 신중해야”
최근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등 은행과 고객간 비대면 접촉이 늘고 있는 반면에 또 한편에선 수익증권, 방카슈랑스 판매 등 비이자수익에 대한 영업이 확대되고 교차판매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면서 영업창구의 역할이 또다시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금융계는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쟁적 점포 확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보통 점포를 내는 상가 건물의 경우 임차보증금이 평균 15억원 정도이며 대형건물은 몇 백억원까지 이르는 것으로 은행 점포 담당자는 전했다. 특히 최근 서울 도곡동 렉슬아파트의 경우 경쟁입찰을 통해 임차보증금이 150억원까지도 뛰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산기기, 금고설치를 비롯한 인테리어 비용만 4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점에 비춰보면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점포 하나를 내는 데에만 최소 20억원에서 몇백억원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시중은행 한 점포 담당자는 “요즘엔 예대마진이 줄어 손익분기점이 짧아야 1년 반에서 2년, 3년까지도 간다”며 “단기간 내에 점포를 내는데 급급하다보면 자칫 엄청난 비용을 들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은행 점포계획>
(단위 : 개)
괄호( ) 안은 05년 신설 점포수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