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몰아친 적립식펀드 열풍으로 펀드시장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이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 능력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가치주 중심의 펀드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하는 작업이 중요해져 운용사 리서치조직의 힘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아직까지 영세한 운용사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대폭적인 인력 확충보다는 필요에 따른 지속적인 충원을 고려중이다.
◆ 운용사, 리서치 본격 강화 = 현재 운용사중에서 리서치부문 확대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운용.
최근까지 인력을 보강하면서 자산운용·투신운용·맵스 등 3사를 합친 리서치 인력만 25명선에 이른다. 규모로만 따져도 웬만한 중소형 증권사 리서치조직과 비슷할 정도.
앞으로도 리서치부문에 대한 확충은 꾸준히 지속한다는 계획이어서 막강한 분석시스템을 갖춘 대형 운용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특히 홍콩과 싱가포르에 해외 현지 운용사를 가지고 있는 미래에셋은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시장을 커버할 수 있는 리서치조직 구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에 5명, 홍콩에 4명의 리서치 인력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홍콩에 20여명을 더 확충키로 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운용사의 리서치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펀드운용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펀드매니저들에게 풍부한 정보와 판단근거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운용사들이 기존 증권사 리포트의 한계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분석을 통한 차별화된 운용으로 더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시현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운용시장에서 최대 규모의 리서치조직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확충계획은 꾸준해 앞으로도 국내외 우수 리서치인력을 적극 스카우트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주식과 채권 리서치 인력이 11명과 7명 등 총 18명인 한국투신운용과 주식·채권 각각 10명씩인 대한투신운용도 최근 신입사원 충원 등으로 당장 규모를 확대할 계획은 아니지만 향후 펀드 수탁고 증가에 따라 지속적인 확충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유리자산운용 등의 중소형 운용사들도 많은 수는 아니지만 꾸준한 리서치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 리서치, “보조기능에서 운용의 핵으로” = 이처럼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리서치조직의 힘을 키우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펀드시장이 확대되면서 실제로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들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의 운용철학이나 운용프로세스에 따라 실질적으로 펀드의 수익률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분석자료를 통한 차별화된 운용을 위해 강한 리서치조직으로 중무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시가총액 비중과 비슷하게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시장 전망에 따라 종목 비중을 조절하는 기존의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시장은 배제한 채 철저히 종목 중심으로 운용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운용되는 가치주펀드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리서치 강화의 목적중 하나다.
가치주펀드의 경우 철저히 펀드매니저들에 의해서만 운용되는 기존 펀드와는 달리 리서치팀의 철저한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운용사 리서치팀은 모델포트폴리오나 투자전략은 물론 기업방문을 통한 종목선정까지 함께 병행하면서 기존의 보고서를 내는 차원이 아닌 상품설계에서부터 운용에까지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증권사나 운용사 리서치 모두 하고 있는 업무는 비슷하지만 증권사가 고객이나 매니저 위주의 거시적인 시장을 분석한다면 운용사는 철저히 펀드 운용에 필요한 사안만을 집중 분석한다”며 “따라서 기존 리포트만이 아닌 얼마나 체계적인 자체분석을 하느냐에 따라 수익률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운용사의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증권사 리서치시스템에 비해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간접투자시장이 이제 막 활기를 띠면서 운용사들도 우수 리서치인력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어 향후 이 시장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