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들을 더욱 실의에 빠지게 하는 것은 폭설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농작물 재해보험의 보상범위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다.
현행 농작물 재해보험의 보장범위는 배·사과·단감·포도·복숭아·감귤 등 6개 품목이 서리·호우·태풍·우박 등 4가지 유형의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었을 때만 보상한다고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 재배가 보편화된 상황에서도 시설물에 대한 보험혜택은 물론 ‘폭설’로 인한 재해도 보상이 안된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사실 농작물 재해보험은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왔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때는 아무런 재보험 장치가 없어 농작물재해보험에 참여한 민영보험사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고 탈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부는 눈앞의 보상책 마련에만 급급했지 별다른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이러한 정부의 안이함을 비웃듯 2003년에는 태풍 ‘매미’로 인해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고 그 피해액을 유일한 농작물재해 재보험사인 농협이 떠맡아야 했고 결국 올해에서야 농작물재해보험의 국가재보험이 실시됐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다. 자연재해를 서리·호우·태풍·우박 등으로만 애시당초 한정지은 것도 폭설에 의한 피해가 그동안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경부고속도로가 마비되는 등 대규모 폭설의 전조가 분명이 있었음에도 별다른 피해없이 지나갔으니 혹은 어쩌다 한번 폭설피해가 났으니 하는 마음에 별다른 준비를 안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남는다.
이러한 비난이 커지면서 정부는 2011년까지 보험 대상을 30개 품목으로 늘리고 내년 5월부터는 시설하우스를 비롯한 시설물을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대책을 검토중이라니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마련한다니 그게 어디냐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그러나 당장 한해 농사 특히 고가의 비닐하우스 시설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재해농가들을 위로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대책이다.
그들이 재해보험에 가입을 안해 보상이 안되는 것도 아니고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 보험제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