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업계 파장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처해온 금감원이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드디어 BIS자기자본비율 점검이라는 칼을 뽑아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HK저축은행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물인 권덕만 씨에 대한 출자자 대출 여부도 파헤쳐질 전망이어서 최악의 경우 HK저축은행은 BIS자기자본미달로 인한 경영개선 권고와 함께 불법대출로 ‘부실과 불법’ 두가지 오명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저축은행업계에서는 투명하지 못한 내부경영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현재 HK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 비율은 4.71%로 퍼시픽캡 매각직전인 지난 2003년 6월 4.8%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결국 BIS자기자본 기준 5%를 충족시키기 위해 외부자금을 끌어들였다가 상황만 악화시켰다.
1년여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조직사기는 바닥에 떨어졌고 그 여파로 영업기반까지 흔들려 저축은행의 제2 호황이라고 불렸던 지난 6월말 결산에서는 400억원의 대규모 적자까지 기록했다.
심지어 우량자산까지 헐값에 넘어갔다. HK저축은행은 지난 6월말 결산을 준비하면서 4% 초반으로 떨어진 BIS자기자본비율을 올리기 위해 강남 본사와 보유부동산을 530여억원에 매각하고 이중 240억원을 증자비용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당시 본사건물의 서면 감정가만 800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촉박하게 매각하면서 큰 손실을 입은 셈이다. 한 저축은행 고위관계자는 “HK저축은행이 소액신용대출의 부실 망령을 이겨내지 못한데다 경영권을 노린 외부자금을 받아들여 결국 이 지경까지 초래하게 됐다”며 “비록 감독당국으로부터 제재는 당하겠지만 사태가 이정도에서 그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HK저축은행측은 BIS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퍼시픽캡과의 소송으로 유상증자가 지연되고 있고 신고한 BIS자기자본비율 4.71%도 검사 과정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만큼 경영개선권고는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반적인 예측이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