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이번에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그동안 크게 저평가 돼 있던 국내 주식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게 될 것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기업들이 직접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보면 대략적으로 20∼60억불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신규로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이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편입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소 우세했으나 지난 8일 FTSE 이사회가 개최된 이후 편입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 FTSE 선진국지수 편입 다음 기회에? = 유보가능성의 가장 큰 이유는 현재 한국이 속해 있는 준선진국 지수의 체계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이번에 FTSE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한국과 대만이 준선진국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에 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이 준선진국 지수에서 빠질 경우 이 자리에 들어올 만한 시장은 중국의 A 증시뿐인데 중국은 아직까지 외국인투자를 제한하고 있어 당분간 준선진국 지수 편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FTSE지수의 실사용자인 기관투자자들은 투자대상 편입에 대해 매우 보수적”이라며 “한국이 선진국지수로 편입될 경우 준선진국 지수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거래소에서는 편입 여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할 만큼 시장의 질이나 자격요건 등은 전혀 문제없는 상황”이라면서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던 것이 아니지만 정말 이번에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이 안 되더라도 이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 “그래도 희망을…” =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 대한 ‘장미빛 전망’들이 대세였던 만큼 최종발표가 있을 때까지 기대의 끈을 놓기는 싫다는 입장이다.
한국 시장은 편입 자질요건 면에서 볼 때 1인당 국민소득(GNI)이 고소득 국가 기준인 9076달러 이상을 최근 2년간 연속 충족시키고 있고 여타 고려해야 할 경제여건도 큰 문제가 없는 상황.
특히 시장에 질적인 측면에서도 지난해 9월 관찰대상국 지정 시 ▲대차제도 ▲공매도 ▲장외거래 ▲외국인 소유제한 ▲외환시장 자유화 등 6개 항목에서 지적 받았던 것을 규제완화 등을 통해 일정부분 개선시켰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선진시장 후보에 포함된 국가의 경우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편입돼 왔던 것이 관례”라며 “지난해 조사당시 아시아지역 펀드매니저의 79%가 이미 한국을 선진국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결과도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을 긍정적으로 보게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장재익 연구원도 “우리나라가 규제 완화 노력 등을 통해 FTSE가 요구한 질적, 형식적 조건을 충족한 만큼 편입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 있다”면서 “하지만 만일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엔 반드시 편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를 떠나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크게 바뀔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국내 증시에 대한 리레이팅 과정이 큰 힘을 받을 것이란 얘기다.
굿모닝신한증권 최창호 연구원은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면 특히 대형우량주에 대한 긍정적인 주가 움직임이 예상되기 때문에 종합주가지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만일 이번에 편입이 무산되더라도 공식 관찰대상국으로의 지정은 한국증시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