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 그리고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재무보고 내부통제 전담 팀인 재무보고통제팀을 만들었다. 팀 탄생과 함께 팀을 이끌어 온 박정림닫기

그는 삼성화재 조흥은행 등에서 15년간 리스크관리 업무를 해온 그야말로 리스크 분야 전문가다.
“처음 시작한 업무인 만큼 꼼꼼히 챙기면서 추진력 있게 해 주길 (강정원 행장께서)바라셨겠죠”
“지난해 김정태닫기

아직도 은행 본점 주요 부서장은 남성들이 즐비하지만 준비된 여걸들이 속속 역량을 발휘하고 있음을 그는 보여 준다.
재무보고 내부통제는 재무제표의 숫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왜곡될 수 있는 리스크를 찾아내고 이를 통제하는 것이다. 미국에 상장된 기업이라면 ‘샤베인-옥슬리법’에 따라 오는 2006년말부터 재무제표 뿐 아니라 재무보고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향후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받는 것은 어찌 보면 소극적인 목표이죠. 궁극적으로는 내부통제가 잘 이뤄지도록 통제절차를 만들고 또 이런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그가 올초부터 현재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이자 가장 공을 들인 부문도 바로 ‘문화확산’이다.
그는 “개념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임직원한테 전파하는게 가장 힘들다”며 “내부통제는 우리 팀에서만 안다고 되는게 아니라 전 직원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때문에 그는 격주로 뉴스레터를 만들어 임원과 부서장한테 보내고 있으며 총12개의 Q&A로 이뤄진 ‘하루만에 배우는 재무보고 내부통제’라는 책자도 만들어 임직원한테 배포했다. 올 하반기 까지는 이 문화확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또 팀의 역할은 사실 내부통제를 조정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며 어차피 현업에서 해줘야 하는게 대부분이라고 박 팀장은 강조했다.
실제 재무보고가 왜곡될 수 있는 부문 찾아내고 또 이를 통제하는 절차가 잘 설계돼 있는지에 대한 문서화 작업을 8개월 동안 해오면서 현업이 주된 역할을 해왔다고.
총 300개의 프로세스에서 각각 리스크를 통제하는 설계에 대한 문서작업을 현업에서 모두 했다.
“일부 은행은 이 작업을 외부 컨설팅사에서 한 것으로 안다”며 “사실 외부에서 하는 것보다 현업에서 직접 해야 통제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국민은행의 방법론은 적절했다”고 자부했다.
현재 문서화된 작업량이 수천페이지에 달하며 이미 외부회계법인이 모의 감사를 했고 여기서 통제에 대한 미비점을 발견해낸 상황까지 진전했다.
박 팀장은 “40대 중반까지는 민간기업에 있다가 공기업으로 가고 싶다”며 “전공분야를 살려 공익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게 내 바람”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런 그의 면모는 그동안 국민연금, 기획예산처, 우정사업본부, 정보통신부 등에서 리스크관리 혹은 자산운용위원 등을 맡아왔던 경력을 봐도 엿볼 수 있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