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국내 퇴직연금 모델은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금융3개 업종의 특성이 반영된 모델로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퇴직연금 개발에 착수한 각 유관기관들은 은행, 증권, 보험 등을 막론하고 모든 금융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능을 포괄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원했다.
지난달 31일 관련 금융업계에 따르면 설계 막바지 단계에 이른 이들 금융기관은 요구사항 분석에 참여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시스템 구축이 달라지고 있으며 운영 방법 역시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결제원 모델의 경우 자산운용관리시스템 구축을 자체 개발로 진행하는 은행을 고려해 기록관리(RK), 운용관리가 시스템 구축의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자산운용관리 부분은 각 금융기관에 인터페이스를 하는 형태로 구축되고 있다.
이에 비해 보험개발원 모델은 상품시스템까지 퇴직연금시스템의 전 영역이 포함되는 시스템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코스콤도 기록관리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지원시스템 등을 포함하도록 범위를 확정했다.
◇ 보험개발원 보험 상품개발 시스템 중심으로 구현 = 이들 유관기관중 업종별 특색을 가장 강하게 띠고 있는 곳은 보험개발원이다. 보험개발원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고 있는 12개사는 대한, 동부, 흥국, 미래에셋, 금호, 신한생명과 현대해상, 동부, LG, 동양, 동부, 신동아, 제일화재 등으로 모두 보험사다.
구축에도 보험사 인력이 대거 참여, 현재 참여의사를 밝힌 각 사별로 IT 담당 2명, 퇴직연금 업무 담당자 2명씩 4명이 파견돼 총 48명의 보험사 인력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인력은 개발이 끝날 때까지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는 인력으로 남게 된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사 요구를 반영해 자산운용, 상품개발시스템까지 모두 구현할 계획이다. 은행이 신탁업무를 오랫동안 해오고 있어 이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보험사는 관련 시스템 신규 개발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은 기록관리 이외 시스템도 보험 상품을 주로 지원하며 변액,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 등 보험 상품 중심의 상품개발이 가능하도록 한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물론 각 보험사가 이를 자사에 맞게 추가해 재개발할 수 있지만 공동모델을 통해 개발될 상품개발은 간단하게 보험상품 종류로 압축했다.
자산운용 부문도 보험계약의 보험 위주로 시스템을 구현한다. 또 보험개발원은 기록관리와 운용관리를 모두 개발한다는 점에서 기록관리 영역을 대폭 축소하고 기록관리 영역과 중첩되는 기능들은 운용관리시스템에 기능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 타 유관기관, 공동기록관리 시스템 중심 구현 = 보험개발원에 비해 타 금융기관은 ASP(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 모델로 운영을 유관기관에서 맡는 형태로 확정했으며 시스템 구축도 기록관리시스템 중심으로 구현한다.
금결원의 경우 은행이 자산운용관리시스템 구축을 자체 구축하거나 기존 시스템을 부분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어서 기록관리가 중심이 됐다. 코스콤도 ASP 형태의 서비스로 구축범위는 기록관리, 영업지원시스템 등이며 타 시스템은 참여 금융기관에 설계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록관리 부분 구축은 경쟁요소가 없어 업종별 차별화 요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콤은 최근 시산부문의 PC 버전에 대한 개발을 완료하고 9월부터는 영업을 시작할 금융기관을 지원할 계획이다.
◇ 운영 모델도 ASP, 개별운영 등으로 차별화 = 운영모델도 보험개발원과 코스콤, 금결원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사가 원하는 데 따라 공동운영 모델과 각 사의 개별 플랫폼에 포팅하는 2가지 모델을 모두 채택하고 있다. 8월 초까지는 각 사별로 공동운영에 참여할지, 개별로 운영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각 사별로 받는 금액은 10억원으로 결정됐으며 구축비용에 드는 총 금액은 77억원 정도다.
잔액에 대한 활용 방안은 향후 보험사와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보험개발원은 금융결제원이나 코스콤과는 달리 IT를 전문으로 하는 운영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초기 비용을 금융기관이 분담하게 됐다.
이외에도 코스콤의 경우 구축 방법론에서 타 유관기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험개발원과 금결원이 일본식 구축 방법론을 채택해 자체 개발하기로 한 반면, 코스콤은 패키지를 들여와 커스터마이징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